[쿠키 경제] 사상 최악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인해 카드사 텔레마케팅(TM)이 27일부터 제한되면서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관련 종사자들의 대량 실직이 우려되고 있다. 일이 터지면 제일 먼저 피해보는 이는 비정규직임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
자신을 기혼 출산 ‘경단녀(경력단절여성)’였다가 10년 전부터 콜센터에서 일해왔다고 소개한 익명의 여성은 이날 국민일보 쿠키뉴스 앞으로 ‘TM 종사자들은 총알받이 인가요’라는 편지를 보내왔다.
이 여성은 “나이어린 자녀 2명을 놔두고 더 나은 생활과, 나라의 경제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남편 말고도 저도 당연히 일터에 매진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높은 공무원님들은 (중략) 명절을 앞두고 대놓고 일하지 말라고 하십니다”라며 “왜 우리가 무슨 죄라고, (중략)정부의 입막음으로?”라고 말했다.
이 여성은 “저 또한 개인정보유출의 피해자인 동시에 일도 하지 말라고 통보받은 이중으로 죽은 피해자”라며 “전국 콜센터 종사자들을 일순간에 실업자로 내모는 현실이 정말 억울하고 냉혹하고 어처구니가 없다”라며 “말도 안되는 영업정지는 즉각 중단시켜 주십시오”라고 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6일 악사손해보험, 하이카다이렉트 등 온라인 TM 영업이 고객 모집 수단인 일부 보험사를 제외하고, 모든 TM 업무에 대해 27일부터 3월까지 전면 중단한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불법 활용을 막고 이를 통한 금융거래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고육책이다.
KB국민카드, 롯데카드, NH농협카드에서 시간제로 일하는 전화상담원은 5000여명이며 이 가운데 전화로만 고객 모집을 하는 영업원은 2000여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 신한, 삼성, 하나SK 등9개의 카드사 전체의 전화 고객 모집 영업원은 1만명 규모로 추산된다.
사진=국민일보DB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