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남성잡지 맥심이 일본의 방사능 재앙을 조롱한 듯한 표제로 논란에 휩싸였다.
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일본 여자와 사귀는 법, 피폭된 얘 말고’라는 표제를 사용한 맥심 2월호를 놓고 비난이 쏟아졌다. 문제의 문구는 맥심코리아가 지난달 23일 발매한 2월호의 표지 왼쪽 하단에 적혀 있다. 문구는 표지에만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는 ‘일본인 여자친구를 만드는 회심의 비법서’라는 제목으로 실린 것으로 전해졌다.
남성의 패션과 취미는 물론 성생활까지 다루는 이 잡지에서 일본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을 소개한 기사의 내용보다 ‘피폭된 얘’라는 표제의 일부가 논란을 불렀다.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4년째 재난과 싸우는 피해자들을 조롱했다는 게 네티즌들의 주장이다.
네티즌들은 “남성잡지에 고상한 제목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는 인간성을 상실한 수준”이라거나 “수용할 수 있는 드립(인터넷 막말)의 수위를 넘었다”며 비난했다. 한 네티즌(@min*****)은 “아베 정부에 할 말이 많지만 이번에는 일본 국민에게 사죄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해 공감을 얻었다. 맥심 2월호 표지를 촬영해 주한일본대사관의 공식 트위터 계정(@JapanEmb_KoreaK)으로 알린 네티즌도 잇따랐다.
맥심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남성 월간지 가운데 하나다. 우리나라에서는 매월 발행일을 앞두고 커버모델이 인터넷 포털 사이트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에 오르내리는 등 20~30대 남성 독자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일본어판은 발행되지 않는다.
맥심코리아는 이날 오후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이영비 편집장은 사과문에서 “기사소개 문구를 각색하는 과정에서 지나친 표현을 걸러내지 못했다. 상처를 입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과한다”며 “저자나 에디터의 의도와 관계없이 표제를 각색하는 부서에서 과도한 왜곡을 범했다. 모든 문구를 꼼꼼하게 살피지 못한 나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