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은 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방재정 위기경보체계 및 강제적 재정 건전화 절차 도입을 골자로 하는 지방재정위기관리법(가칭) 제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개인이나 기업이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지면 파산을 신청해 회생 절차를 밟는다”며 “지방자치단체에도 이를 적용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단체장에게 권한에 걸맞는 책임을 부과해 선심성 공약 남발, 경비 과다 지출 등의 방만 경영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지난달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제안한 지방정부 파산제의 법제화 작업이 시작된 셈이다.
지방정부 파산제 도입은 지난 16대 국회에서 허태열 전 의원이 관련 법안을 발의해 불붙는 듯 했으나 임기 만료로 폐기되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법안은 지자체가 건전재정의 원칙을 현저히 위반하고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안전행정부 장관이나 관할 특별·광역시장 및 도지사가 지자체의 파산을 대법원에 제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법원이 파산을 선고하면 해당 지자체에 비상재정관리단이 파견돼 재정 운영을 관리·감독하게 된다.
이 의원은 국회입법조사처 법제실에서 초안이 나오는 대로 내부 검토 및 공청회를 거쳐 가능한 한 빨리 법안을 발의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파산제가 도입되면 지방자치의 근간이 훼손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아 입법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김홍환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선임연구위원은 “지방정부의 부채는 법인세 감면, 국고보조사업의 지자체 부담 비율 확대 등으로 인해 늘어난 측면이 크다”며 “파산제는 지자체에 재정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권한을 준 다음에 논의돼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안행부에 따르면 지자체 부채는 2007년 18조2076억원에서 2012년 27조1252억원으로 매년 늘고 있다. 지방공기업 부채도 같은 기간 41조3000억원에서 72조5000억원으로 75.5% 증가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