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독특한 경력을 가진 이색 출전자들은 매번 올림픽 마다 화제의 대상이 돼 왔다. 이번 소치 올림픽에 태국 국가대표로 등장한 바네사 메이(36) 역시 그 명맥을 잇는 이색 선수다.
열 살이던 1990년 1집 앨범 ‘Violn’으로 데뷔한 메이는 대중들에게 세계적인 전자 바이올리니스트로 더 친숙하다. 하지만 그는 바이올린을 배우기 전인 네 살 때부터 스키를 탔고, 평소 “스키는 평생의 취미”라며 애정을 드러낸 스키 선수기도 하다. 그는 소치 현지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올림픽은 지구상의 가장 위대한 볼거리”라며 “이곳에 와 있는 것은 내 꿈이 이뤄졌다는 의미”라고 감격을 표했다.
태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메이는 영국 시민권자로, 이번 대회에는 아버지의 국적을 따라 태국 알파인스키 대표로 나선다. 사실 메이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도 출전하려 했으나 태국 올림픽위원회가 영국국적 포기를 주장해 성사되지 않았고, 이번엔 이례적으로 이중국적을 허용 받아 출전자격을 획득했다. ‘바네사 바나코른’이라는 이름으로 선수등록을 한 그는 동계스포츠 불모지인 태국에서 역사상 두 번째로 동계올림픽에 나서는 선수가 됐다.
메이는 바이올린 연주와 알파인 스키라는 서로 다른 리듬의 활동을 병행하는데 대해 “스키와 음악, 그 반대되는 것들에서 얻는 모든 것들도 내게는 학습할 수 있는 경험이다”라고 말했다. ‘평생의 꿈’이었던 올림픽 외유가 끝나면 그녀는 본업인 음악으로 돌아가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