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영국의 스노보더 제니 존스(34)가 조국에 이번 대회 첫 메달이자 동계올림픽 사상 첫 설상종목 메달을 안겼다.
존스는 9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로사 쿠도르 익스트림파크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부 슬로프스타일 결선에서 87.25점을 받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는 영국이 제1회 동계올림픽인 1924년 샤모니 대회에 참가한 이래 90년 만에 처음 획득한 설상종목 메달이다.
국제 익스트림스포츠 대회에서 3차례나 정상에 올랐던 존스는 결선 1차 시기에서 73.00점을 받아 5위에 머무르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2차 시기에서 15점이나 오른 87.25점을 받아 극적으로 시상대에 올랐다.
영국 브리스톨 출신의 존스는 ‘헝그리 스노보더’로도 유명하다. 17살에 처음 스노보드를 시작한 존스는 스노보드가 영국에서는 비인기종목인 탓에 정상급 실력에도 불구하고 10여 년간 경제난에 시달려왔다. 그는 리조트 메이드, 공장일, 펜싱 교습 등 다양한 일을 하며 경력을 이어왔다. 영국 스노보드팀 매니저인 레슬리 멕케냐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정상의 위치에 1년 동안 머무르는 것도 쉽지 않은데 그것을 10년 이상 해왔다는 것은 정말 환상적인 일”이라며 생활고 속에도 정상권 실력을 유지한 존스에 대해 경의를 표했다.
영국은 스포츠 강국으로 분류되지만 동계 올림픽에서는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해왔다. 영국이 지난 2010년 밴쿠버 대회까지 동계올림픽에서 따낸 메달 수는 22개에 불과할 정도다. 영국의 테니스 스타 앤디 머리는 결선 도중 트위터에 "제니 존스! 그녀 말고는 모두 슬로프에 넘어지기를 바란다면 잘못된 건가?"라는 글을 남기며 영국인들의 열망을 대변하기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