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 안현수, 첫 메달은 우나리의 목에… “우리가 저걸 놓쳤어”

[소치올림픽] 안현수, 첫 메달은 우나리의 목에… “우리가 저걸 놓쳤어”

기사승인 2014-02-11 09:34:01

[쿠키 스포츠] 러시아의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29)가 국적을 바꾸고 처음 차지한 올림픽 메달을 여자친구 우나리(30)씨의 목에 걸었다. 우리 네티즌들은 “한국은 메달 한 개를 러시아에 내줬다”며 아쉬워했다.

안현수는 1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인스타그램을 통해 “매우 기쁜 날이다. 러시아의 모든 지원과 응원에 감사하다”고 러시아어로 짧게 인사한 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자신이 획득한 동메달을 우씨의 목에 걸고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우씨는 안현수의 얼굴과 동메달에 입을 맞추려는 듯한 귀여운 표정으로 촬영에 응했다.

안현수는 전날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팔라스에서 열린 대회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캐나다의 찰스 해멀린(2분14초985)과 중국의 한티안위(2분15초055)에 이어 세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결승선을 통과한 기록은 2분15초062다. 러시아로 귀화한 뒤 첫 번째 올림픽 메달을 구릿빛으로 장식했다.

안현수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3관왕을 달성한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이었다. 그러나 대한빙상경기연맹 쇼트트랙대표팀의 오랜 파벌 싸움과 2010년 소속팀 성남시청의 해단 등으로 암흑기를 보내고 엇갈린 여론 속에서 포화를 맞으며 2011년 12월 러시아로 귀화했다.

지난달 유럽 쇼트트랙선수권대회에서 3관왕을 달성하며 재기를 다짐한 안현수는 국적을 바꾸고 출전한 첫 번째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차지하며 오랜 설움을 달랬다. 안현수는 대회를 마친 뒤 러시아 선수단의 코칭스태프이자 자신의 통역으로 동행한 우씨와 결혼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안현수가 우씨의 목에 메달을 걸고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자 우리나라 인터넷은 다시 한 번 요동쳤다. 안현수와 대결한 한국 남자 쇼트트랙이 1500m를 ‘노메달’로 마감하면서 한 개의 메달을 러시아에 내줬다는 상실감이 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네티즌들은 “우씨의 목에 걸린 메달이 우리의 것이었어야 했다. 안현수가 주력종목에 돌입하고 금메달을 차지하면 더 아쉬울 것”이라거나 “안현수의 귀화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대표팀에서 파벌 싸움은 더 이상 벌어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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