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 여제’ 이상화(25·서울시청)의 넘을 수 없는 벽 앞에서 75초06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딴 올가 팟쿨리나(러시아)는 이렇게 말했다.
이상화는 12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1, 2차 레이스 합계 74초70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1위에 올랐다. 아시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최초의 올림픽 2연패였다.
AP통신은 이날 “2013-2014시즌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을 지배한 이상화가 올림픽마저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며 “2차 레이스를 돌 때 이상화의 금메달은 이미 떼어놓은 당상이었다”고 평가했다.
AP통신은 이날 이상화와 경쟁한 선수들의 소회도 전했다. 올가 팟쿨리나(러시아)는 이상화를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에 빗댔다.
2010 밴쿠버 올림픽에서 이상화에게 0.05초 차로 뒤져 금메달을 내줘야 했던 예니 볼프(독일)는 “이상화의 기술은 완벽했다”고 치켜세웠다. 볼프는 이번 대회에서 6위에 머물렀다.
이상화를 가까이서 지켜본 케빈 크로켓(캐나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코치도 제자의 선전을 믿기 어려운 쾌거라고 설명했다.
크로켓 코치는 “다시 하기 어려운 경기”라며 “엄청난 압박감이 있었겠지만 이상화는 해냈다. 그는 진정한 챔피언”이라고 칭찬했다.
아울러 “여태 올림픽 신기록은 높은 고도의 경기장에서 나온 것으로, 소치 같은 해수면 고도의 빙상장에서 기록을 경신하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상화가 갈아치운 종전 올림픽 기록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나온 74초75로, 당시 경기가 열린 유타 오벌은 빙질이 좋은 데다 고도가 높아 기록 작성이 수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NBC 스포츠는 “이상화는 스스로 최고의 여자 스케이터임을 증명했다”며 “해수면 높이의 경기장에서 나온 기록으로는 놀라운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