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당권파의 중심에는 친이계와 김무성 의원 측이 있다. 친박(친박근혜) 대 친이(친이명박) 간의 해묵은 갈등 위에 당권파 대 김무성 의원 측이라는 새로운 갈등구조가 중첩되는 양상이다. 친박 주류나 친이계, 김 의원 측 모두 일단 “계파 갈등은 없다”면서 확전은 피하고 있지만 당내 원내대표 및 대표선거, 6·4지방선거가 임박할수록 갈등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친박 주류와 각을 세우고 있는 친이계와 김 의원 측 간의 관계 설정이 관심사다. 김 의원은 14일 국민일보의 통화에서 “계파 정치는 하지 않겠다”며 친이와의 관련성 자체에 강한 거부감을 보였다. 친이계 내부에서는 온도차가 나타났다. 한 의원은 “정치적 견해가 비슷하면 도울 수 있는 것 아니냐”라고 했고, 다른 의원은 “김 의원이나 친이계를 위해서라도 연대는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친이계, “우리만 문제제기해 계파 갈등으로 보일 뿐”
전당대회 시기, 서울시장 경선, 서울 중구 당협위원장 문제 등을 놓고 친박·친이 간의 해묵은 갈등이 다시 빚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높다.
이에 대해 친이계는 당 지도부에 반대하는 것을 계파 갈등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수도권 친이계 의원은 “계파 정치는 본질적으로 정치적 오더에 따라 움직이는데 지금 친이계에서 오더 내릴 사람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조해진 의원은 “갈등의 본질은 당 지도부가 당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다는 점”이라며 “불만을 갖고 있는 친박계 의원들은 말을 아끼고 친이계 의원들이 의견을 많이 개진해 계파갈등으로 보이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서울 중구 당협위원장에 응모한 나경원 전 의원은 새누리당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당 지도부가 일방적으로 다른 인사를 앉힌다면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무성 의원, “계파 정치는 낡은 정치”
김 의원은 “새누리당이 살 길은 통합”이라며 “나는 계파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며 특정 계파의 도움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김 의원은 이어 “친박 인사들은 박근혜정부의 탄생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친이 인사들도 지난 대선에서 열심히 뛰었다”면서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는 당내에서 더이상 친박·친이 얘기가 나오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친박 주류의 행보에 대해서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다. 김 의원과 가까운 한 의원은 “친박 주류가 김 의원과 가깝다는 이유로 김학용 의원의 경기도당 위원장을 막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게 말이 되느냐”면서 “건전한 비판도 계파 정치의 프레임으로 봐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섭섭함 드러낸 친박 주류
최경환 원내대표는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좋은 후보를 영입해 경쟁시키고 본선 경쟁력 높은 후보를 공천해 당선시키려는 당 지도부의 노력을 가지고 당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니, 정치적으로 친박이니 비박이니 얘기하는 것은 당의 후보에도, 지방선거 승리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새 인물 영입이 바로 공천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새 인물 수혈 없이는 새 정치도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고 당의 미래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서울시장 경선에서 친박 주류가 김황식 전 총리를 밀고 있다는 의혹을 불식시키고 당 지도부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사심없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