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받으면 나이들어 폐지 안 주워도 된다?”…국민연금공단 노인 빈곤층 비하 ‘논란’

“국민연금 받으면 나이들어 폐지 안 주워도 된다?”…국민연금공단 노인 빈곤층 비하 ‘논란’

기사승인 2014-02-14 17:03:01

[쿠키 사회] “늙어서 폐지 주울래 아니면 여행 갈래? 그게 국민연금공단에서 할 말인가?”

“공단이라는 곳이 폐지 줍는 노인 어르신들을 비하하는 황당한 광고나 만들다니”

국민연금공단이 공모전을 통해 뽑은 광고가 노인 빈곤층을 비하한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13일 오후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에 공단의 마크가 붙은 포스터 한 장이 올라왔다. 사진을 올린 네티즌 A씨는 “서민들 마음에 못을 박는 방법도 다양하다”는 짧은 글을 썼다.

포스터에는 폐지가 쌓인 손수레와 고급 여행 가방이 위아래로 배치됐고 가운데에는 ‘65세 때, 어느 손잡이를 잡으시렵니까’ 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아래는 작게 ‘자신의 노후를 확실하게 보장하는 유일한 연금, 국민연금’ ‘품위 있는 제2의 인생 국민연금으로 시작하십시오’라고 적혀 있다.

국민연금을 통해 노후에 폐지를 주워서 생계를 잇는 빈곤층이 아닌 여행을 다니는 중산층이 되라는 메시지를 담은 광고였다.

광고는 국민연금공단이 2010년 3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광고 공모전에서 최우수작으로 뽑힌 것이다. 네티즌들은 공단과 함께 광고를 심사한 위원들이 전·현직 언론인과 대학교수인 것을 알고 경악했다.

트위터를 통해 공지영 작가는 “참으로 천박한 광고”라며 “이토록 인간을 경멸하는 광고를 본 적이 없다”는 글을 남겼다. 동양대 진중권 교수도 “만든 사람이나 뽑은 사람이나… 한숨”이라는 글을 남겼다.

네티즌 A씨는 “누구도 폐지를 주워 생계를 유지하지 않도록 만드는 게 국민연금공단의 역할이 아닌가”라고 공단에 반문했다. 다른 네티즌 B씨는 “이걸 수상작으로 뽑은 공단도 이상하지만 심사위원들도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적었다.

공단 측은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국민연금을 통해 노인빈곤을 방지하자는 취지를 전달하려고 했다”고 해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오정훈 기자 oik416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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