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빈은 16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산키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에서 1∼4차 레이스 합계 3분49초57의 기록으로 16위에 오른 뒤 “좋은 경험으로 남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16위는 역대 올림픽에서 한국 썰매 종목 전체를 통틀어 최고 성적이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봅슬레이 4인승에서 19위에 오른 것이 한국 썰매 종목의 최고 성적이었다. 스켈레톤 종목에서는 강광배 현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FIBT) 부회장이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20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다.
윤성빈은 “역대 최고라고들 말씀하시니 좋긴 하지만 금메달을 따지 않는 한 어떤 선수도 만족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경험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4차 레이스를 마치고 나니 ‘참 오래 기다렸는데, 한 번 더 타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경험미숙이 드러나기도 했지만 그만큼 앞으로 발전할 여지를 확인한 레이스였다. 전날 2차 레이스에서 전체 공동 9위에 해당하는 57초02를 찍은 윤성빈은 3차 레이스에서 기록단축을 노리다 썰매가 흔들리면서 전체 20위 기록인 57초90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 들어 가장 안 좋은 기록이었다. 중간 순위는 16위로 밀렸다.
윤성빈은 “욕심이 생겨서 11번 코너에서 안정적으로 살짝 벽에 부딪히며 진입하지 않고 바로 들어가 가속도를 유지하려고 했는데 썰매가 옆으로 들어가 균형이 흔들렸다”며 “큰 실수를 한 것이 내겐 큰 경험이 될 것”이라고 곱씹었다. 또 “스타트가 좋은 편이지만 이를 마지막까지 끌고 가는 능력이 부족하다”면서 “결국은 경험 차이인 것 같다”고 자평했다.
윤성빈은 신림고에 재학 중이던 2012년 여름에 체육선생님의 권유로 강광배 부회장의 지도를 받아 스켈레톤에 입문했다. 그는 입문한지 불과 1년 반에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며 눈부신 성장세를 보였다. 그는 “지금 최고수준의 선수들과 나의 격차를 만드는 것은 경험”이라며 “4년이면 충분히 그 차이를 메울 수 있다”고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향한 각오를 밝혔다. 이어 “많은 분이 나를 두고 ‘빠르게 성장했다’고 하지만 남은 4년 동안에는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며 “그래서 평창에서는 꼭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함께 출전한 이한신(26·전북연맹)은 1∼3차 시기 합계 2분55초17의 기록으로 24위에 올라 20위까지 주는 4차 레이스 출전권은 확보하지 못했다. 대회 우승은 합계 3분44초29를 기록한 알렉산더 트레티아코프(러시아)에게 돌아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