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서울의 S사립대 체육학과에서 반바지나 치마 착용, 화장을 금지하고 ‘다나까’ 말투를 사용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신입생 생활규정 문서를 배포해 논란이 일고 있다.
S대학교 생활체육학과 게시판에는 16일 ‘생체과 교수님들 이런 걸 알고 계셨나요?’라는 제목으로 사진 한 장이 게재됐다. 사진에 나타난 문서를 보면 신입생은 “안녕하십니까 ○○대학교 생활체육학과 14학번 ×××입니다”라고 인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선배에게 말할 때는 다나까로 끝맺어야 하고 압존법을 사용해야 하며 전화를 할 때에는 선배가 먼저 끊기 전까지는 끊어서는 안 되며 통화가 가능한지 물어봐야 한다.
복장 규정도 까다롭다. 남자는 염색·파마를 할 수 없으며 뒤로 매는 가방만 가능하고 크로스 백은 착용할 수 없게 돼 있다. 여자는 화장이 금지됐다. 또 반바지·흰색이나 밝은 색 바지·치마·구두·워커·슬리퍼 등도 착용할 수 없도록 했다.
이밖에 선배들과 있을 때 모자 쓰고 있지 않기, 학교 안에서 이어폰을 끼지 않기, 엘리베이터 타지 않기, 무슨 일이든 선배에게 먼저 보고하기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이 인쇄물은 지난주 재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준비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때 13학번 학생들이 신입생들에게 나눠준 것으로 확인됐다.
글 작성자는 “교수님들께서 지시하신 건 아니지 않느냐”며 “학생들이 이런 걸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도 눈감아 준 것인지 의견을 듣고 싶다”는 글을 사진과 함께 남겼다.
논란이 되자 해당 학과의 홈페이지에는 최초 유포자를 찾는다는 댓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1시 현재 학과 홈페이지는 ‘점검 중’이라는 메시지를 띄운 채 닫혀있다.
네티즌들은 해당 인쇄물과 최초 유포자를 찾는다는 내용이 적힌 게시물의 캡처 사진을 퍼나르며 “대학이 군대냐” “최초 유포자 못 찾으면 전체 기합 받을 듯” “아직도 이런 악습이 남아있다니…” 등의 댓글을 달았다. 앞존법(압존법), 유표자(유포자) 등 틀린 맞춤법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대학 관계자는 “성과를 독려하기 위해 예전부터 학생들끼리 만들어 내려온 전통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