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부산외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열린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 현장에서 선배 학생이 탈출했다가 빠져나오지 못한 후배를 구하기 위해 체육관에 들어갔다가 숨진 사실이 밝혀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8일 부산외대 미얀마어과 학생들의 증언에 따르면 학과 학회장인 양성호(25·4학년)씨는 17일 체육관 천장이 무너지자 주변에 있는 신입생에게 “뛰어”라는 말과 함께 대피했다.

사고현장을 벗어난 양씨는 후배들이 미쳐 다 빠져나오지 못한 것을 확인하고 무너진 철골 틈으로 다시 들어갔다. 하지만 이어진 추가 붕괴에 양씨는 깔리고 말아 몇시간 후 주검으로 발견됐다. 사고 현장에서 수습된 양씨의 시신은 부산침례병원 장례식장 영안실에 안치됐다.

해병대 출신인 양씨는 복학한 후 미얀마어과 학회장을 맡아 이날 신입생들을 인솔했다. 양씨의 주변 사람들은 양씨는 평소 의협심이 강했다고 입을 모았다.

2000년 남부 여성의용소방대원으로 입대한 양씨의 어머니 하계순(52)씨는 14년간 남부소방서 관내의 각종 재난현장을 지킨 공을 인정받아 지난 연말에는 소방방재청장 표창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하늘이 원망스럽다” “다시 뛰어 들어간 용기… 명복을 빕니다” “살신성인 정신에 존경을 표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