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올림픽위원회 “크리스티 향한 한국인 ‘악플’ 심각… SNS 보호조치 필요”

영국올림픽위원회 “크리스티 향한 한국인 ‘악플’ 심각… SNS 보호조치 필요”

기사승인 2014-02-18 17:26:01

[쿠키 스포츠] 한국 네티즌들의 지나친 ‘악플(악의적 댓글)’ 공세로 소치 올림픽이 얼룩지고 있다.

영국올림픽위원회 대변인 대릴 세이벨이 영국 매체 BBC와의 인터뷰에서 “엘리스 크리스티(24) 선수를 향한 한국 팬들의 몇몇 악플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며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 사이트 운영자는 온라인상의 욕설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18일 주장했다.

세이벨은 “몇몇 메시지는 정말 혐오스러웠다. 욕설에 쉽게 노출 되는 것이 걱정스럽다. 왜 SNS는 모든 이용자가 접근할 수 있게 하는가? 매우 부도덕한 일이다”며 비판했다. 이어 “선수가 SNS를 폐쇄하는 것은 여러 대응책 중 하나일 뿐이다. SNS 사이트 운영자는 좀 더 도움이 될 만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크리스티는 지난 13일 열린 여자 쇼트트랙 500m 결승에 출전해 코너를 도는 과정에서 무리하게 안쪽으로 밀고 들어와 넘어지면서 1위를 달리던 박승희와 2위 아니아나 폰타나(이탈리아)를 넘어뜨렸다. 박승희는 곧장 일어나 레이스를 이어갔지만 결국 동메달에 그쳤다.

박승희의 금메달이 유력했던 만큼 한국 네티즌들의 분노는 하늘을 찔렀다. 다수 네티즌들은 크리스티의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찾아 욕설 댓글을 남겼다. 이를 본 크리스티가 13일 페이스북에 “한국인들에게 죄송하다. 난 경기에 임했을 뿐 충돌을 의도하지 않았다. 박승희에게 문제가 없길 바란다. 그녀가 매우 자랑스럽다”라는 글을 올렸지만 악플의 수는 더욱 늘어났다.

고통을 호소하던 크리스티는 결국 영국 대표팀과 상의 끝에 트위터와 페이스북 계정을 폐쇄했다. 크리스티는 15일 열린 1500m에서도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채 실격당한 후 “악플에 스트레스를 받아 경기에 집중하기 어렵다”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승희(22)·김아랑(19)·심석희(17), 크리스티는 18일 오후 6시 30분부터 펼쳐지는 여자 쇼트트랙 1000m 예선에 출전한다. 준준결승부터 결승까지는 22일 새벽 열릴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김민석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