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 회복 실패한 이승훈, 최강자 크라머와 같은 조 독 됐다

명예 회복 실패한 이승훈, 최강자 크라머와 같은 조 독 됐다

기사승인 2014-02-19 01:37:02

[쿠키 스포츠] 밴쿠버 금메달리스트 이승훈(26·대한항공)이 올림픽 2연패에 도전했으나 13분11초68로 아쉽게 4위에 머물렀다. 네덜란드의 요리트 베르그스마가 12분44초45로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획득했고 스벤 크라머(28·네덜란드)가 12분49초02로 그 뒤를 이었다.

이승훈은 18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 스케이팅 센터에서 열린 소치올림픽 남자 10000m에서 장거리 세계 최강자인 스벤 크라머와 함께 마지막 7조로 경기를 펼쳤다. 이승훈은 인코스에서, 크라머는 아웃코스에서 출발해 초반부터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초반 크라머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대등한 레이스를 펼쳤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크라머와의 격차가 벌어지며 메달권을 벗어나고 말았다. 이승훈은 마지막까지 역주를 펼치며 13분11초68로 자신의 시즌최고기록을 갱신했지만 동메달을 딴 밥 데용(37·네덜란드)에 4초49 뒤진 4위에 머물렀다.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중장거리 ‘에이스’인 이승훈은 4년전 밴쿠버 올림픽 100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밴쿠버 때도 크라머와 경쟁했던 이승훈은 12분58초55로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크라머는 12분54초50으로 이승훈보다 기록에서는 훨씬 앞섰지만 인코스만 연속으로 타는 실수를 해 실격 처리된 바 있다.

이승훈은 특히 쇼트트랙 선수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첫 참가한 올림픽에서 거침없이 금빛 질주를 펼쳐 많은 갈채를 받았다. 그는 올림픽 이후 무릎 부상으로 한동안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지만 스케이트를 바꾸는 등 변화를 시도하며 올림픽을 앞두고 페이스를 되찾아 기대를 모았었다.

이승훈은 올시즌 월드컵 시리즈에서 크라머와 같은 조에서 계속 격돌하며 만족스러운 기록을 내지 못했다. 12분45초09의 시즌최고기록을 자랑하는 최강자와의 레이스가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승훈의 올시즌 최고기록은 13분20초94다. 크라머는 12분41초69로 10000m 세계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승훈이 12위로 부진했던 500m에서도 6분10초76의 올림픽 기록으로 2연패를 달성한 명실상부한 세계 장거리 최강자다.

이승훈은 10000m 우승으로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전 종목 중 유일하게 개인 2연패가 나오지 않았던 남자 10000m에서 새로운 역사를 쓰며 명예회복을 노렸지만 베르그스마와 크라머, 밥 데용을 앞세운 ‘오렌지 군단’의 벽에 가로막히고 말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정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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