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미치면 산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미치면 산다?

기사승인 2014-02-19 17:28:00

[쿠키 지구촌]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라는 속담이 바뀌어야 할까.

정신 질환을 앓던 중국의 한 남성이 호랑이의 먹이가 되고 싶다면서 우리에 뛰어들었으나 목숨을 건졌다.

소후닷컴 등 중국 언론들은 “쓰촨성 남동부 청두시에 사는 양진하이(27)씨가 스스로 청두 동물원의 호랑이 우리에 뛰어들었지만 잡아먹히지 않았다”고 17일 보도했다.

16일 청두 동물원을 찾은 양씨는 울타리 옆에 있는 나무를 타고 올라가 흰색 벵갈 호랑이 두 마리가 있는 우리 안으로 뛰어들었다. 매체들은 “양씨가 ‘고귀하고 웅대한 호랑이들이 초라한 우리에 갇혀 있는 상황이 비참하다. 호랑이들을 위해 먹이가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정작 놀란 것은 호랑이들이다. 갑작스러운 양씨의 출현에 호랑이들은 뒷걸음쳤다. 일이 자기 뜻대로 진행되지 않자 양씨는 관람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20여분 간 호랑이의 얼굴 가죽을 잡아당기는 등 잡아먹히려고 안간힘을 썼다. 양씨의 도발에 호랑이들은 그를 수차례 할퀴고 뒷목과 셔츠를 물어 바닥에 끌었다.

이 상황을 알게 된 동물원 관계자는 호랑이들에게 안정제를 쐈고 출동한 경찰이 양씨를 우리에서 꺼냈다. 그의 몸은 두 마리의 호랑이의 공격을 받고도 찰과상만 입었을 뿐 멀쩡했다.

목격자 펭 린은 “그는 호랑이 앞에서 춤을 추는 등 이상한 행동을 했다”면서 “암컷과 수컷 호랑이 두 마리가 동시에 덮쳤다”고 말했다.

양씨는 구조된 뒤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호랑이들이 나를 물어 죽인 뒤 잡아먹게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양씨는 보안요원, 인쇄 공장 등에서 일자리를 얻기도 했으나 늘 ‘싫증이 난다’며 그만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씨 가족들은 그가 오랫동안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양씨는 정신과 상담을 받을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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