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다는 19일(현지시간)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55.51점을 받아 30명 가운데 16위에 머물렀다.
그는 경기 시작 전부터 위축돼 보였다. 음악이 나오기 전 깊게 내쉰 한숨에서 극도의 긴장감이 묻어났다. 첫 점프인 트리플 악셀에서 손을 짚고 엉덩방아를 찧은 게 결정타였다. 자신감을 잃은 듯한 아사다는 이어진 트리플 플립에서 회전수를 채우지 못했고, 마지막 콤비네이션 점프는 제대로 뛰지도 못한 채 경기를 마쳤다. 3번의 점프에서 받은 점수는 7.08점에 그쳤다. 아사다는 점수를 확인한 뒤 고개를 푹 숙인 채 자리를 떴다.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듯한 표정이었다.
아사다는 2002년 주니어 무대에 등장하자마자 세계 피겨계가 주목하는 신인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2005~2006 시즌 주니어 세계선수권을 김연아가 재패하면서 아사다의 독주가 깨졌다. 특히 2009년부터 2010년 밴쿠버올림픽까지 출전한 6개 대회에서 김연아가 모두 우승하면서 아사다는 2인자로 밀려났다. 아사다는 소치에서의 설욕을 다짐하며 4년을 준비했다.
그러나 주특기인 트리플 악셀이 발목을 잡았다. 밴쿠버에서 아사다는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키면서 쇼트에서 73.78점을 받았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체형이 바뀌고 트리플 악셀 성공률도 점점 떨어졌다.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해 다이어트를 했는데 근력이 떨어지는 역효과가 발생했다. 코치진을 바꾸는 강수도 뒀지만 올 시즌 대회에서 트리플 악셀 성공률은 ‘제로’(0)였다.
일본 언론은 냉담했다. 산케이스포츠는 “아사다 마오는 메달권에서 멀어졌다. 트리플 악셀에서 넘어진 것이 비극의 시작이었다”고 보도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아사다를 김연아와 비교하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할복하라’, ‘망명해라’, ‘수영해서 돌아와라’등의 악플도 눈에 띈다.
오히려 국내에서 “너무 가슴아프다”고 아사다를 안타까워하는 분위기다. 특히 아사다가 넘어졌을 때 환호성을 지른 러시아 관중에 대해 “스포츠를 즐길 자격이 없다”고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