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은 고통의 짐을 내려놓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의 ‘김연아 헌정시’

“여왕은 고통의 짐을 내려놓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의 ‘김연아 헌정시’

기사승인 2014-02-24 16:03:01

[쿠키 스포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은메달에 머문 ‘피겨여왕’ 김연아에게 시를 헌정했다.

미국의 저명한 시인 쾀 도우스(Kwame Dawes·52)는 24일 오전 ‘폐막식, 유나, 예의를 차리지 않은 은메달’이라는 제목의 시를 공개했다. 소치 동계올림픽 기간 매일 대회와 관련된 시를 한편씩 써서 기고해온 그는 러시아의 홈 텃세에 밀려 올림픽 2연패를 놓쳐버린 김연아를 마지막 시의 주인공으로 삼았다.

프롤로그와 4개의 연, 에필로그로 구성된 자유시 형식 중 마지막 4번째 연엔 ‘김연아를 위하여(for Yuna Kim)’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도우스는 판정 논란에 연연하지 않는 김연아를 높게 평가하며 ‘여왕(Queen)’이라고 표현했다. 또 다 내려놓고 빙상 경기장을 떠나는 김연아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냈다.

자메이카 태생의 미국 시인 도우스는 네브래스카 대학교수로 2007년 구겐하임 재단 상과 2009년 에미상 문학다큐멘터리 부분 대상을 받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김연아를 위하여(for Yuna Kim)

And when she said softly,

that she was happy now

that it was over, this

when she had lost the gold,

and the bedlam around

her told her she was cheated,

I believed her, believed

그녀가 부드럽게 ‘다 끝나서 지금 행복합니다’라고 말했을 때 / 금메달을 잃어버린 그녀를 향해 주위에선 ‘속임수라고 말하라’고 난리법석을 떨 때 / 난 그녀를 믿고, 또 믿었다

her relief, her sense that

the weight of it all

was now gone, that the queen

unburdened of the stone

around her to tutor

모든 무게를 견뎌내던 그녀의 해방감을

그리고 이제 여왕은 자신을 짓누르던 돌덩어리 같은 짐을 내려놓았다

her body through pain

and to carry the flame

of envy, anger, awe and fear

inside her, stoking it

for years and years

as a flame?that this was

그녀의 몸을 고통스럽게 만들고 / 그녀의 내면을 파고들어 질투, 분노, 두려움으로 타오르게 했던 / 오랫동안 쫓아오던 그것

over now, and all she felt

was relief, gladness, and peace-

when she said, I am happy,

it is over, I believed her.

And she, skateless,

mortal, grounded, she walked,

stuttering and ordinary,

away from the arena.

이제 다 지나갔고 그녀가 오로지 느끼는 건 평온과 기쁨, 평화뿐 / 나는 믿었다 그녀가 ‘다 끝나서 지금 행복합니다’라고 말했을 때 / 이제 스케이트화 없이, 땅으로 돌아온 그녀는 / 서툴고 평범하게 걸으며 빙상장을 떠나간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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