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무기 판매 계약은 지난해 11월 말 이란·이라크 국방부 관리들이 만나 체결했다. 박격포 및 포탄, 탱크, 대포, 야간 투시경, 통신 장비, 화학무기 보호 장비 등을 제공하는 내용이 담겼다.
계약 시점은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가 미국 워싱턴을 방문,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알카에다 연계 무장 세력과 싸우기 위한 무기 지원을 요청한 지 불과 몇 주 지나서다. 더욱이 이란의 시아파 정부와 시아파가 주도하는 이라크 정부간 첫 번째 공식 무기 거래라는 점에서 근래 부쩍 가까워지고 있는 양국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이란이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족쇄가 풀리자마자 이라크에 군사 장비를 제공한 것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미 국무부 젠 사키 대변인은 “이란·이라크 간 무기 거래 계약 보도가 사실이라면 심각한 문제”라며 “이란산(産) 무기의 제3국 인도는 유엔안보리 결의 1747호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라크 정부에 사실 규명을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라크 총리실의 알리 무사위 대변인은 무기 판매 계약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으나 “이라크의 안보 불안 상황을 감안하면 이해할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몇몇 이라크 국회의원은 “미국의 무기 지원이 늦어지면서 알 말리키 총리의 마음이 다급해졌을 것”이라고 했다. 이란 정부는 무기 계약에 대해 부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