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여성 싱어송라이터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이상은(44)이 지난 20일 정규 15집 앨범 ‘루루(Lulu)’를 발매하고 4년 만에 활동을 재개했다. 1988년 MBC 강변가요제에서 ‘담다디’를 불러 대상을 받은 지 정확히 26년. 그간 국내외를 오가며 음악, 미술, 저술 작업까지 해온 ‘아티스트 이상은’은 이번에도 새로운 도전을 했다.
이번 앨범에서 그는 작사, 작곡, 노래와 함께 편곡까지 혼자 해냈다. 25일 서울 마포구 홍익로 V홀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그는 “이 앨범은 우리 집 응접실에서 작업한 ‘홈레코딩’ 형식”이라며 “완성도가 조금 떨어질 수는 있지만 내가 하고자 하는 얘기를 가장 가깝게 전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룹 3호선 버터플라이의 베이시스트인 김남윤 프로듀서의 도움을 받아 직접 한 땀 한 땀 완성한 작품이다.
그는 “집에서 노래를 하니 위층에 들릴까봐 조심스럽게 부를 수밖에 없었다”며 “밤에 노래를 할
땐 처량하기도 했는데 이런 정서가 음악에 나타난다”고 말했다. 또 “내가 음악을 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가진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루루(Lulu)’는 이상은 특유의 보헤미안적 가사와 멜로디에 더해 ‘홈레코딩’ 특유의 소박한 질감이 돋보이는 앨범.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아날로그 감성이 그대로 묻어난다. 그가 가장 생동감 있게 느끼는 계절 ‘여름’의 색깔을 담아내려 했다.
‘꿈을 잊었나요/ 그 길이 자신의 길이 맞나요/ …어둠은 빛을 이길 수가 없어요.’
타이틀곡 ‘태양은 가득히’는 ‘세상을 좀 살아본’ 이 언니가 대한민국 20∼30대 청년들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 그는 “일기장에 쓰듯이 적은 가사”라며 “오랫동안 음악을 하면서 포기하고도 싶었는데 그 때 꿈을 잊지 말고 살자는 다짐을 하게 됐다. 나에게 보내는 응원가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격려의 메시지와 클래식 기타 선율이 담백한 이상은의 목소리와 어우러진다.
수록곡 ‘들꽃’에는 그동안 여성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며 느낀 세상의 모습을 담았다. 그는 “들꽃으로 여성을 표현했는데 이 곡이 미혼 전문직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30년 가까이 자신만의 독보적인 색깔을 간직한 채 활동해왔다는 것은 순식간에 음악이 나왔다 사라지는 한국 가요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15집까지 내게 되다니 꿈만 같다”며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또 “편곡 작업을 하면서 이번에 처음 ‘사운드’라는 재료를 만지게 됐으니 앞으로 재료를 더 연구하고 어떻게 사용해야할지 공부해야겠다”며 “나는 여전히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 행복하다”고 전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