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업체 관계자는 “식약처도 국내 임상시험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의약품과 다르게 의료기기가 임상시험 진행이 저조한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임상시험을 확대하고 다국가 임상시험도 국내에 유치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그러나 교육이나, 절차 간소화, 인프라, 비용 문제 등 산적한 문제가 한 둘이 아니라는 불만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홍콩, 인도, 호주 등은 의료기기 임상시험이 활성화돼 있다. 제도가 까다롭지 않고 비용 청구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무런 지원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당장 임상시험 시행 제도화만 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 입장이다. 식약처와 복지부가 적절한 논의를 통해 임상시험 지원 방법을 찾아야한다는 것. 특히 행위별 수가가 허가되지 않은 제품이라면 기존 행위 수가에 묶어서 청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제조사는 당장 임상시험 비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만큼 출시일이 늦어질 수 있다. 수입사도 마찬가지다. 마땅한 ‘당근’이 없다면 아예 한국에 투자하려고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업체 관계자는 “의료기기의 다품종 소량생산도 문제시된다. 의약품은 체내 화학적 반응이 우려되나 의료기기는 환부에만 국한되기 때문”이라며 “인종적 차이가 의약품처럼 뚜렷하지 않고 예상되지 않는 것도 다국가 임상시험을 고려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식약처 입장도 단호하다. 품질관리를 강화하고 안전성에 문제없는 의료기기를 생산해내는 것을 주요 정책 방향 기조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로서는 당장 생존의 문제가 달려있다고 말하고 있다. 우선 임상시험은 기간이 오래 걸린다. 임상승인계획부터 따지면 기술문서(허가)와 동일한 자료를 요구하게 되고, 기본적으로 6~7개월이 추가로 소요된다. 결국 허가 임상, 급여산정에 이어 또다른 장벽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는 오는 3월 26일 ‘의료기기 임상평가 설명회’를 열고, 이미 시행중인 해외 국가의 사례를 발표하고 합리적인 제도 도입 및 정착을 위한 정보를 공유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임솔 기자 slim@mo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