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구 자판기' 다단계 사기범 일당 8년만에 검거

'성기구 자판기' 다단계 사기범 일당 8년만에 검거

기사승인 2014-03-04 23:14:00
[쿠키 사회] 서울 수서경찰서는 성기구 자판기를 판매하는 다단계 업체를 세우고 주부 회원으로부터 수백억원을 가로챈 혐의(특가법상 사기)로 대표이사 김모(49)씨와 자금 담당 박모(48·여)씨를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자판기 제조업체 사장 김모(52)씨는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성기구 자판기를 임대해 주고 수익금을 배당하는 다단계 업체를 세워 2005년 2월부터 1년간 주부 회원 1670명으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총 627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 등은 주부 회원들을 판매원으로 모집하면서 ‘400만원짜리 자판기 한 대를 팔면 10% 수당을 지급하고 16개월이 지나면 최초 투자금의 2배를 지급한다’고 속였다. 주부 회원들은 적게는 자판기 한 대 값인 400만원, 많게는 4억8000만원까지 투자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중 일부는 투자금을 넣었다가 자판기가 안팔리자 자녀들까지 회원으로 등록시켜 피해 금액을 메우려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씨 등은 2006년 판매 수익금을 회원들에게 돌려주지 않고 잠적했다. 이후 서울 강남, 경기 화성 등을 8년간 떠돌며 호화 생활을 했다. 이들은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통장 계좌·스마트폰까지 차명으로 사용했다.

경찰은 지난달 25일 자판기 제조업체 사장 김씨가 위장 이혼한 전처의 집에 은신했을 것으로 보고 추적해 검거했다. 업체 대표이사 김씨와 자금 담당 박씨도 경기도 동탄의 한 40평대 아파트에서 타인 명의로 거주하다 덜미를 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후 시간이 흘러 이들이 가로챈 627억원의 행방이 불분명하다”며 “김씨 등이 은닉했을 돈을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박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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