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중국순교자여단 “말레이항공 우리 소행”… 정체에 의혹

미스터리 중국순교자여단 “말레이항공 우리 소행”… 정체에 의혹

기사승인 2014-03-10 15:52:00

[쿠키 지구촌] 자칭 ‘중국순교자여단’(中國烈士旅·Chinese Martyrs' Brigade)‘이라는 이슬람 단체가 말레이시아 여객 항공기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고 중화권 매체들이 10일 일제히 보도했다. 매체들은 그러나 범행 수법을 제대로 밝히지 못한 점 등을 들어 거짓 주장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10일 대만의 뉴스사이트 ‘원트차이나타임즈’와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 등에 따르면 중국순교자여단은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사고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내용으로 된 PDF 파일을 전날 말레이시아항공과 중국 정부 등으로 이메일로 보내왔다.

‘말레이시아항공기 MH370 사건에 대한 성명과 해석’이라는 제목으로 된 PDF에는 “이번 사건은 우리를 잔혹하게 박해한 보복”이라며 “동료 한 명에 당신들 100명씩 살해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희생자들이 모두 알라의 면전에서 참회하고 있다”며 “사고 항공기 수색과 탑승객 구조 작업은 모두 헛수고에 그칠 것”이라는 말도 있다.

이메일이 전해지자 지난 1일 발생한 쿤밍(昆明) 테러 사건에서 중국 당국이 부녀자를 포함한 범인들을 살해한 것에 대한 보복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메일만으로는 사실일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위구르 분리독립 단체는 보통 ‘중국OOOO’이라는 명칭 대신 ‘동투르크스탄 OOOO’ 또는 ‘이슬람 OOOO’이라는 명칭을 쓰는데다 범행수법 등도 밝히지 않은 점으로 미뤄 거짓 선동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말레이시아항공 MH370편 보잉777-200 여객 항공기는 지난 8일 새벽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중국 베이징을 날아가다 베트남 남부 해안과 말레이시아 영해 사이에서 실종됐다. 사고기에는 승객 227명과 승무원 12명 등 239명이 타고 있었다. 국적별로는 중국인이 153명으로 가장 많았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탑승객 4명이 도난·위조 여권을 사용했고 여객기 동체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 여객기가 테러에 의해 공중분해됐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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