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여자친구 살해 혐의 등으로 2주째 재판을 받고 있는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7·남아공)가 재판 도중 울면서 두 귀를 막고 구토까지 하는 등 크게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10일(현지시간) 프리토리아법원에서 속개된 재판에서 법의학 병리학자 거트 사이만은 피스토리우스의 여자친구 리바 스틴캄프(29)가 4발의 총을 맞았으며 이 가운데 한 발이 그녀의 머리를 관통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녀의 몸과 뼛조각에서 나무 파편들이 발견됐으며 티셔츠에서는 화장지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사이만이 증언하는 동안 피스토리우스는 두 귀를 막고 머리를 무릎 사이에 끼운 채 울며 구토를 했다. 피스토리우스 측 베리 루 변호사가 잠시동안 재판 연기를 요청했으며 재판부는 요청을 받아들여 휴정했다.
피스토리우스는 지난해 2월14일 프리토리아 자택에서 유명 모델인 여자친구 스틴캄프에게 총격을 가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으나 지금까지 강도로 오인해서 여자친구에게 총을 쏘았다고 주장해왔다.
양다리 종아리뼈가 없는 기형으로 태어난 피스토리우스는 생후 11개월에 무릎 아래 다리 절단수술을 받은 뒤 탄소섬유 재질의 보철을 양다리에 끼우고 달려 ‘블레이드 러너’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그는 2012년 제14회 런던 장애인올림픽대회 육상 남자 400m 계주 금메달과 200m T44(절단 및 기타 장애) 은메달을 따 세계를 놀라게 했다. 절단 장애 육상 선수로는 최초로 2011 대구세계육상과 2012 런던올림픽에 출전해 400m와 1600m 계주에서 일반 선수와 기량을 겨루는 등 ‘인간 승리’의 상징이었지만 여자친구 살해 혐의를 받게 되면서 전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피스토리우스가 여자친구를 계획적으로 살해한 것으로 인정된다면 최소 25년 이상의 징역을 살게 된다. 피스토리우스 재판은 오는 20일까지 진행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