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카드사 유출사고 때도 엄청난 사과서신 때문에 죽을 뻔했는데 이번에는 KT까지….”
“사과서신 보내는데 드는 비용은 어떻게 감당하는 건가?”
KT가 오는 13일부터 발송할 정보유출 고객 사과문이 우체국 집배 업무의 가중과 예산 낭비라는 비난에 휩싸였다. 현직 집배원이 인터넷 IT 전문 커뮤니티 ‘클리앙’을 통해 정보 유출 기업의 사과서신이 전시행정이라고 고발했기 때문인데, 집배원이 올린 글은 9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달구고 있다.
집배원 A씨는 지난 7일 IT 커뮤니티 클리앙에 ‘정보유출에 대한 KT의 대응… 사과서신’이라는 글을 적었다. 글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월 카드3사 개인정보 유출 사건 당시 평소 보다 많은 물량 때문에 고생을 했다. 사과문이 집 주소를 옮긴 사람과 사망한지 10년이 넘은 고인에게도 발송 됐기 때문이다.
A씨는 “카드사 정보 유출 사건 때도 죽어났는데 이번에는 KT까지 이러느냐”며 “KT가 집배원을 두 번 죽인다”고 하소연했다.
A씨의 글에 네티즌들은 즉각 호응하고 나섰다.
클리앙 이용자 B씨는 “전형적인 전시행정 마인드를 가진 KT”라며 “아무도 보지 않는 사과서신을 보낼 돈으로 보안 관리나 똑바로 하라”며 KT의 사고 수습을 지적했다. A씨는 댓글로 “우체국 높으신 분들은 오히려 수익이 늘어나서 좋아한다”며 B씨에게 황당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실효성이 떨어지는 개인정보보호법과 비효율적인 우체국 업무를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네티즌 C씨는 “개인정보보호법상 1만건 이상의 개인 신용정보가 유출되면 고객에게 5일 이내에 통지하도록 돼 있다”면서 “이를 위반하면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기 때문에 정보 유출 사고만 나면 기업들이 편지를 보내는 것”이라며 비효율적인 우체국 업무에 대해서는 “택배 업무의 경우 물량이 많으면 하청 업체에 분산할 수 있지만 일반 우편물은 집배원만 취급이 가능해 수백만 통에 달하는 사과문은 고스란히 집배원의 몫이 된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오정훈 기자 oik416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