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버스에서 '할리우드 액션' 벌인 60대 검거

달리는 버스에서 '할리우드 액션' 벌인 60대 검거

기사승인 2014-03-14 21:36:00
[쿠키 사회] 25년간 버스기사로 일하다 2009년 퇴직한 이모(67)씨는 생계를 고민하다 ‘묘안’을 떠올렸다. 달리는 버스에서 일부러 넘어져 기사에게 치료비를 뜯어내기로 했다. 버스 안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해 보험 처리되면 해당 버스기사의 무사고 경력이 깨지고 징계도 받는다는 사실에 착안한 것이다.

2012년 4월 19일 오전 8시쯤 이씨는 서울 성동구 코스모타워 시내버스정류장 앞에서 권모(59)씨가 몰던 263번 시내버스에 올랐다. 눈치를 보던 이씨는 버스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하자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버스 앞쪽으로 구르듯이 넘어졌다. 양손으로 무릎을 감싸고 아픈 표정을 지으며 한동안 일어나지 않았다. 놀란 승객이 다가와 이씨를 부축했지만 이씨는 바닥에 주저앉은 채 기사 권씨에게 “다쳤는데 어떻게 할 거냐. 경찰서에 사고 신고를 접수하겠다”고 윽박질렀다. 사고 기록을 남기고 싶지 않았던 권씨는 이씨에게 15만원을 치료비 명목으로 지급했다.

이씨는 이런 수법으로 서울 성동구와 인천 등지를 운행하는 버스기사들에게 2012년 4월부터 최근까지 11차례에 걸쳐 230여만원을 받아냈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이씨를 상습공갈 혐의로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박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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