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고의 언론상인 퓰리처상 심사위원회가 올해 수상자 선정을 앞두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 미국은 물론 전 세계를 뒤흔든 파장으로 볼 때 NSA 감시 프로그램을 보도한 기자에게 상을 줘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국가안보에 대해 미친 부정적 영향을 들어 반론도 적지 않다.
13일(현지시간)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19명으로 구성된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다음 달 10~11일 전체회의를 열어 분야별로 최종 수상자를 선정한 뒤 같은 달 14일 컬럼비아대 언론대학원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후보에는 NSA의 무차별적 전화통화 수집을 폭로한 영국 가디언의 글렌 그린월드 기자 등 3명과 NSA의 전자감시 프로그램 ‘프리즘’을 특종 보도한 워싱턴포스트(WP)의 바튼 겔먼 기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수상자 선정이 1970년대 초 이른바 ‘펜타곤 페이퍼’ 특종보도 이후 가장 논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펜타곤 페이퍼’ 사태는 군사분석 전문가였던 대니얼 엘스버그가 미국의 베트남전 개입 관련 기밀문서를 폭로한 것으로, 당시 이를 보도했던 뉴욕타임스(NYT)의 닐 시헌 기자가 논란 끝에 퓰리처상을 받았다.
일부 위원은 민주·공화 양당은 물론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이번 국가기밀 폭로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있는데다 러시아로 망명한 내부고발자 에드워드 스노든이 사실상 범죄자로 취급받고 있다는 점을 들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스노든의 국가기밀 폭로에 대한 논란은 심사에서 변수가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이 나왔다. 퓰리처상은 정보원에 관한 것이 아니라 보도 자체에 주는 상이므로 사회적 의미와 파장 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워싱턴=국민일보 쿠키뉴스 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