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우면 대학 그만 두던가, 운동화에 밟힌 체대생”…기합은 기본 ‘구타’까지

“더러우면 대학 그만 두던가, 운동화에 밟힌 체대생”…기합은 기본 ‘구타’까지

기사승인 2014-03-16 03:11:00

[쿠키 사회] 수원 소재의 K대학교 체육학과 선배들이 후배들을 학대하고 폭행까지 한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건의 제보자는 오랜 전통을 자랑하고 훌륭한 선배를 배출했다는 학과가 후배들에게 ‘나도 당했으니 너도 당해봐’ 식의 황당한 교육을 강요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제보자 A씨는 15일 “13학번 학생회 간부들은 엎드린 채로 선배의 운동화 발에 구타까지 당했다”며 “선배들은 기합 시간과 강의가 없는 날에도 하는 출석 체크가 신입생을 위한 것이라는 말만 한다”고 주장했다. A씨가 인터넷에 폭로한 가혹 행위는 최근 선·후배간 강요와 강압 논란에 화난 네티즌에게 기름을 부었다.

올해 K대 체육학과에 입학한 A씨는 OT를 다녀온 뒤 카카오톡 메시지 방에서 욕설이 난무하는 것을 확인했다. A씨가 공개한 캡처 사진의 대화는 한 선배가 14학번 후배들에게 “카톡 읽은 애들 관등성명 빨리 처 안 해?”라는 말로 시작된다. 선배는 “OT 때 교육 이따위로 처 배웠냐? 학과별 시간에 더 굴러야 말끝에 ‘요’ 안 붙이지?”라며 “지금 속으로 X 같다고 욕하는 XX들 있을 텐데 그냥 닥치고 있어. 싫으면 체대를 나가”라고 후배들을 몰아붙였다. 나이 차이가 없는 재수생들에도 “선배들 보고 똑바로 인사들 안 하는데 재수·삼수가 자랑이야?”라고 말했다.

선배들은 남자 후배에게는 머리카락 길이 검사를, 여자 후배에게는 화장 금지 명령을 내렸다. 복장도 등교 시에는 모두 명찰이 달린 체육복을 입고 수업에 들어갈 때 사복으로 갈아입게 지시했다.

A씨는 “우리부터 바뀌지 않으면 내년에 후배들과 나는 위 학번 선배들에게 또 구타당하고 학대당할 것”이라며 “학우들과 네티즌 여러분이 나서서 체대 문화를 바꿀 수 있게 도와 달라”며 도움을 구했다.

대다수 네티즌은 “다나까 말투와 명찰 착용에 구타, 체육복까지 대학에 입학한 게 아니라 삼청교육대에 들어갔느냐”며 경악했다. 군 복무 중인 군인과 예비역 네티즌들도 “요즘 군대에서도 사라지는 악질 문화를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자행하고 있다는 게 너무 황당하다”고 적었다. K대학의 01학번 졸업생임을 밝힌 네티즌도 “09학번이 학회장인가 본데 10년 전 더러운 습관을 아직도 못 버렸느냐”며 “군대 다녀오고 나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을 접한 많은 네티즌은 K대학 체육학과 홈페이지를 찾아 비난 글을 쏟아내기 시작했지만 현재 K대학 체육학과 홈페이지는 접속자 수를 견디지 못해 다운된 상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오정훈 기자 oik416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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