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의원은 17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6층에 있는 김 전 총리의 선거사무실을 방문했다. 김 전 총리는 “제가 인사 겸 찾아뵈려 했는데 우리 정후보님께서 오셔서 일단 고맙다”라고 환영했다. 정 의원은 “존경하는 김황식 전 총리님, 오늘은 김 후보님이라고 하겠다”라며 손을 맞잡았다. 야권이 내세우는 ‘새 정치’ 구호에 대해 정 의원은 “실제로는 새 정치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고, 김 전 총리는 “새 정치라는 단어가 오염됐다”며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이어 정 의원은 김 전 총리가 지난 16일 출마 기자회견 때 ‘서울이 대한민국의 심장’이라고 언급한 점을 거론하며 “그건 제가 먼저 했던 말이라 저한테 우선권이 있다”고 농담 섞인 말을 건넸다. 김 전 총리는 “오래전부터 사용한 말로 알고 있다. 최근에 쓰셨다면 제가…”라며 말끝을 흐렸다. 분위기가 잠시 어색해지자 정 의원은 “시간 되면 제가 귀국 환영회 겸 소맥(소주와 맥주) 파티를 열겠다”며 화제를 전환했다.
공개 만남은 화기애애했지만 10여분 간 이어진 비공개 회동에선 순회경선 도입 등을 놓고 이견이 표출됐다. 정 의원 측 이사철 전 의원이 “순회경선을 하면 여러 폐단이 있는데 꼭 그렇게 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문제를 제기하자 김 전 총리 측 이성헌 전 의원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반박했다고 한다.
현재 정 의원 측 선거 캠프에는 안효대·김용태·이노근 의원이 정책 등을 자문하고 정양석·이사철 전 의원 등이 원외에서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총리 옆에선 ‘친박(친박근혜) 조직통’으로 불리는 이 전 의원 등이 뛰고 있다.
이 전 의원은 김 전 총리를 둘러싼 ‘박심(朴心) 논란’에 대해 “청와대가 밀어줘서가 아니고 서울시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모여 김 전 총리를 적극 추천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정 의원 측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전 총리 측 인사들이 원외 당협위원장을 많이 엮을려고 하는 것 같다”면서 “우리는 당협위원장을 줄세우거나 계파를 구분하면서 피곤하게 하는 경선은 지양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지혜 김동우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