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축구연맹(AFC)은 17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호주 아시안컵 본선 조별리그 추첨 방식과 시드별 포트 배정 현황을 공개했다. 톱시드의 ‘포트1’에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3월 랭킹을 기준으로 아시아 상위 3개국과 개최국이 들어갔다.
FIFA 랭킹 42위인 이란과 48위인 일본, 55위인 우즈베키스탄은 개최국 호주와 함께 ‘포트1’을 구성했다. 랭킹 60위로 아시아에서 네 번째인 한국은 톱시드를 받지 못했다. 호주는 랭킹 63위로 AFC 회원국 가운데 다섯 번째지만 개최국 자격으로 한국을 톱시드에서 밀어냈다.
한국은 지난 2월 아시아 6위까지 추락하는 등 FIFA 랭킹의 폭락으로 톱시드 탈락의 수모를 자초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 요르단과 함께 포트2로 배정됐다. 전통의 라이벌인 일본과 이란, AFC의 유럽으로 불리는 호주와 우즈베키스탄 중 한 팀을 반드시 조별리그에서 만난다. 어느 팀과 같은 조로 묶여도 ‘죽음의 조’를 형성할 수밖에 없다.
아시안컵은 대륙을 대표하는 축구대항전이다. 우승국에는 월드컵의 전초전인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출전권이 주어진다. 대륙을 대표하는 만큼 FIFA 랭킹에서도 많은 점수가 주어진다. 한국은 아시안컵의 원년인 1956년과 그 다음인 1960년에 우승했지만 지난 대회가 열린 2011년까지 51년간 정상을 탈환하지 못했다.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는 3위를 차지했다. 당시 우승국은 일본이었다.
한국의 톱시드 탈락 소식에 일본과 이란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조롱과 뒤섞여 나오고 있다. 현지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축구포럼 게시판에는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한국을 만날 수 있게 될 줄은 몰랐다”거나 “톱시드 중 어느 팀이든 한국을 만나면 사실상 결승전을 한 번 치르는 셈”이라고 했다.
“아시안컵 톱시드를 놓친 한국이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4개국 가운데 하나로 출전한다”거나 “한국은 아시안컵에서 우승한 지 반세기를 넘긴 약체일 뿐”이라는 조롱도 쏟아졌다. 특히 일본의 인터넷을 중심으로 “더 이상 라이벌이라고 견주지 마라”거나 “우즈베키스탄부터 이기고 오라”는 조롱이 잇따랐다.
호주 아시안컵은 2015년 1월 4일에 개막한다. 조 추첨식은 오는 26일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