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은 여권이 약세를 보이는 20∼30대에서 높은 인지도를 보이고 있으나 낮은 호감도는 넘어야 할 벽이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중장년층에게는 잘 알려져 있으나 20∼30대는 잘 모르는 인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혜훈 최고위원은 전 연령층에서 낮은 인지도가 부담이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세대 간 투표 대결이 재연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동 여론조사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20∼40대는 박원순 서울시장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고 50∼60대 이상은 새누리당 후보들의 표밭이라는 사실이 재확인됐다.
◇20~30대에서 鄭은 호감 가지 않고, 金은 모르고=7선의 정 의원은 높은 인지도를 자랑한다. 정 의원을 ‘모른다’고 답한 응답자는 3.8%에 불과했다. 젊은 층에서도 인지도가 높지만 낮은 호감도는 풀어야 할 숙제다. 20대의 40.4%와 30대의 43.6%가 각각 정 의원에 대해 ‘알고 있지만 호감은 가지 않는다’고 답했다. 정 의원으로선 젊은 층에 우호적인 이미지를 쌓는 게 급선무다.
김 전 총리는 낮은 인지도가 걸림돌이다. 특히 20대의 절반 가까운 49.3%가 김 전 총리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거의 절반 가까운 숫자다.
사정이 이러다보니 20대에서 김 전 총리를 ‘알고 있고 호감이 간다’고 답한 비율은 3.4%에 불과했다. 30대는 더 낮은 2.5%를 기록했다.
하지만 장년층에서는 김 전 총리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매우 높았다. 김 전 총리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최고위원은 다른 후보들보다 전 연령대에서 인지도가 낮은 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鄭, 장년층의 지지로 적극 투표층에서는 초박빙 우세=그렇다고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새누리당 ‘빅 3’는 장·노년층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장·노년층이 젊은 세대보다 투표에 적극적이어서 실제 선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번 여론조사에서도 이 같은 성향이 여실히 드러났다. 정 의원은 적극 투표층에서 47.4%의 지지를 얻어 46.5%를 기록한 박 시장을 오차범위 내에서 근소하게 앞섰다. 김 전 총리 역시 적극 투표층에서는 44.0%를 획득하며 48.5%의 박 시장을 역시 오차범위 내에서 맹추격하는 상황이다.
◇鄭·金, “젊은 층이 바라는 일자리 창출에 노력할 것”=정 의원과 김 전 총리 측은 1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거의 똑같은 해법을 내놓았다. 이들은 “젊은 층과의 접촉을 늘리고 일자리 창출 등 젊은 층이 요구하는 공약 마련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 측은 “여권 후보 중에서는 젊은 층 지지율이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김 전 총리 측은 “지금은 인지도가 떨어지지만 선거전이 본격화되면 20∼30대들도 김 전 총리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 최고위원 측은 “낮은 인지도를 정책으로 승부하겠다”면서 “TV토론 등이 열리면 시민들이 누가 경쟁력있는 후보인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17일 서울 거주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임의걸기(RDD) 전화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율은 17.5%, 95% 신뢰수준에서 오차범위는 ±3.10%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