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무니치 월드컵 출전 가로막은 FIFA… “나치는 노! 욱일기는 오케이?”

시무니치 월드컵 출전 가로막은 FIFA… “나치는 노! 욱일기는 오케이?”

기사승인 2014-03-20 09:21:00

[쿠키 스포츠] 국제축구연맹(FIFA)이 그라운드에서 독일 나치식 선전 구호를 외친 크로아티아 수비수 요시프 시무니치(36·디나모 자그레브)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출전을 직접 가로막았다. 정치적 선전이나 인종차별적 행위를 불허하겠다는 강력한 입장으로 풀이된다.

FIFA는 홈 관중과 나치를 연상케 하는 구호를 외쳐 10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은 시무니치가 제기한 항소를 기각했다고 20일 밝혔다. 시무니치는 지난해 11월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아이슬란드와의 브라질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본선 진출을 확정한 뒤 마이크를 들고 “조국을 위해”라고 선창하고 관중으로부터 “준비됐다”는 대답을 이끌어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선동 구호를 연상케 하는 행동이었다.

유럽에서 비난 여론이 불거지자 FIFA는 시무니치의 인종차별적 행위를 인정하고 오는 6월 13일 개막하는 브라질월드컵까지 만회할 수 없는 수준으로 중징계를 내렸다. 시무니치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를 통해 재심을 신청할 수 있지만 번복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크로아티아의 핵심 수비수인 시무니치의 월드컵 출전을 사실상 직접 가로막은 FIFA의 이번 결정은 그라운드에서 정치, 종교, 민족, 인종과 관련한 선전이나 차별 행위를 금지하는 기존의 방침을 강력하게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FIFA와 산하단체는 나치를 연상케 하는 행위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그라운드에서 나치식 거수를 한 기오르고스 카티디스(21·AEK아테네)가 그리스대표팀에서 영구 퇴출되는 사건도 있었다. 시무니치의 징계를 계기로 아시아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전범기인 욱일기를 형상화한 일본 대표팀 유니폼 디자인에 대한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축구팬들은 “시무니치 한 명의 행동을 포착하고 징계한 FIFA가 노골적으로 욱일기를 형상화한 일본 대표팀을 보지 못한 척 하고 있다”거나 “월드컵 본선 32개국 가운데 욱일기의 의미를 가장 정확하게 알고 있는 한국이 일본의 유니폼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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