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안현수 “난 아냐”… 알고보니 크림발언 사실무근

[친절한 쿡기자] 안현수 “난 아냐”… 알고보니 크림발언 사실무근

기사승인 2014-03-21 03:38:00

[친절한 쿡기자] 소치 동계올림픽 3관왕에 빛나는 ‘황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29)가 난데없이 ‘가짜 폭로’ 소동을 겪었습니다.

안현수의 트위터 계정(@go2v1985)에 18일(현지시간) 러시아어로 “그들이 나에게 크림 문제와 관련해 부정적 의견을 말하면 돈을 준다고 제안했다. 완전히 미친 것 아닌가?”라는 글이 올라온 것이죠.

러시아 언론은 곧바로 “안현수가 중대한 폭로를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 언론이 이 소식을 빠르게 전했죠. 크림자치공화국의 주민투표가 끝나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병합 수용 발표를 앞둔 상황이었습니다. ‘신 냉전’으로 불릴 만큼 서방과 러시아의 힘 싸움이 팽팽한 상황이어서 전 세계 언론이 민감하게 반응했던 겁니다.

하지만 안현수는 19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을 통해 “나는 트위터·페이스북 계정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문제의 글이 올라온 트위터 계정은 가짜였습니다. 누군가 정치적 영향력을 위해 안현수의 이미지와 인지도를 이용한 것입니다.

안현수가 유명세를 치르는 것을 보면 ‘러시아의 영웅’이라는 호칭이 과장된 건 아니었나 봅니다. 쇼트트랙에서 러시아에 금메달 3개를 안기며 동계올림픽 종합 1위를 이끌었으니 그럴 만도 합니다.

정작 안현수는 난데없는 ‘유탄’에 화들짝 놀란 듯 합니다. 최대한 말을 아낀 채 유일하게 이용하던 인스타그램의 게시물도 모두 삭제했습니다.

이번 소동에서 주목할 점은 또 있습니다. 보도 직후 우리나라뿐 아니라 러시아 네티즌들의 일관된 반응이죠. 이들은 “용기를 낸 안현수 존경한다” “안현수를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라는 말로 응원을 보냈습니다. 우리나라 외교부가 “러시아의 크림자치공화국 병합을 인정할 수 없다”는 성명을 냈지만 한국과 러시아의 네티즌들에겐 안현수를 보호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최고의 쇼트트랙 선수로 성장했지만 러시아 국기를 흔들고, 러시아 국가를 따라 불러야 했던 안현수는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속보유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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