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성폭행 당했다는 딸의 복수를 위해 딸이 지목한 용의자를 살해한 4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개봉 예정 영화인 ‘방황하는 칼날’에서 다룬 내용과 흡사한 사건이 현실에서 벌어진 것이다. 딸 박모(15)양을 둔 이 남성은 사법기관을 믿지 못해 자신이 직접 심판자가 됐다.
전북 군산경찰서는 딸의 지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박모(47)씨에 대해 25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박씨는 24일 오후 10시21분쯤 군산시내 한 음식점 앞에서 최모(17)군을 흉기로 한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며칠 전 딸의 휴대전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성관계를 연상시키는 김군과의 대화를 찾아냈고 딸에게 어찌된 일이냐 따져 물었다.
박양은 “최군에게 두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박씨는 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고민 끝에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딸의 SNS 계정을 이용해 김군을 사건이 발생한 장소로 불러냈다. 최군을 추궁하는 과정에서 다툼이 생겼고 박씨는 미리 준비해 간 흉기를 최군에게 휘둘렀다.
박씨는 범행 현장을 벗어났다가 한 시간여 만에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조사에서 박씨는 “딸을 성폭행했다는 말을 듣고 B군을 찾아가 훈계하려 했는데 욕설을 하고 대들어 홧김에 흉기를 휘둘렀다”고 말했다. 김군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목숨을 잃었다.
경찰은 성폭행 여부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