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렬 한예종 총장은 2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2011년도 무용원 교수 채용 과정에서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해당 교수가 금품 수수 혐의로 구속된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총장으로서 깊은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건 외에도 입시 부정, 성희롱 사건 등이 발생했고 학교에서는 해당 교수의 파면, 재임용 탈락 등의 조치를 취했으나 사전에 비리를 근절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이번 사건을 자성의 계기로 삼아 단호히 쇄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교수 채용 절차와 관련, “그동안 각 원이나 해당 과의 추천을 받아 심사위원을 선정했는데 앞으로 본부 차원에서 하고, 외부 심사위원의 풀도 기존의 2배수에서 4배수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채용 과정에서 문제가 일어날 경우, 채용 절차를 즉각 중단하고 공채조정위원회에서 조사를 벌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 비리 발생시 당사자에게 재임용, 정년보장, 성과급적연봉제 심사 시 불이익 조치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해당 과와 원에 대해서도 입학생 조정 및 학과 통폐합 등 불이익 조치를 하기로 했다. 또 기존에 운영하던 클린신고센터에서 입시 비리뿐 아니라 비정상적인 학내 문제 전반에 대한 민원을 접수, 처리하도록 기능을 확대했다.
한예종은 이를 위해 내외부 전문가 9명으로 한시적 비상임 자문기구인 ‘학교비상쇄신위원회’를 구성해 5월까지 운영키로 했다. 정성진 전 법무부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홍성태 참여연대집행위원회 부위원장 외부 인사 5명과 김대진 음악원 교수 등 내부 인사 4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다음달 2일 첫 공식 회의를 갖고 교수 채용부터 학생 선발에 이르기까지 대대적인 쇄신안을 마련하게 된다.
김 총장은 “한예종이 문을 연 지 20년이 지나면서 매너리즘에 빠진 부분이 있다”며 “제도적인 보완뿐만 아니라 학교를 운영해나가는 교수진, 예술가들의 자세 변화로, 학교를 만들었던 초기의 이상과 순수한 열정으로 회귀해서 제2의 도약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