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정유미(33·사진) 애니메이션 감독의 그림책 ‘먼지아이(La chica de polvo)’가 24일(현지시간) 개막한 제51회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라가치상 뉴호라이즌 대상을 수상했다.
책은 2009년 동명의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선보였던 작품을 그림책으로 펴낸 것이다. 주인공 유진이 방 청소 도중 조그만 먼지아이들을 만나고 이들을 하나씩 지워나가는 소소한 경험을 통해 삶의 지혜를 깨닫는 모습을 세밀한 연필 드로잉으로 표현했다.
심사위원들은 “영화로 만들어진 그림들을 텍스트 없이 조용하지만 강렬하게 엮어냈다”며 “흑백 대비를 통해 일상이 소소한 순간을 잘 그려냈다”고 평가했다. 2012년 컬쳐플랫폼에서 출간한 뒤 영어와 스페인어로 번역돼 유럽과 중남미 국가로 수출됐고, 콜롬비아 출판사가 이번에 도서전에 작품을 출품해 수상이 이뤄졌다.
정 감독은 “닦아내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쌓이는 먼지의 성격을 인간의 삶에 비유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어디선가 작품을 보고 공감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건 큰 힘이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 감독은 국민대학교에서 순수 미술을 전공하고, 졸업 후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애니메이션 연출을 전공했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전문가 과정 조형예술과에 재학 중이며 다음 작품을 준비 중이다.
앞서 애니메이션은 2009년 칸느 영화제 감독 주간에 초청돼 상영됐고 전 세계 70여개 영화제에서 관객들과 만났다. 당시 박찬욱 감독이 “한국 애니메이션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중요한 작품”이라고 극찬해 화제가 됐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