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명은 달달한 사랑을 풀어낼 것 같지만 이들의 음악을 들어보면 좀 더 깊이 있는 ‘삶’이란 이야기가 보인다. 이번 앨범도 그렇다. 봄과 어울리는 상큼한 사랑 노래를 기대했다면 오산. 따뜻한 봄날. 흔들리는 청춘들의 싱숭생숭한 마음을 표현했다는 말이 더 정확할 것 같다. 어쿠스틱 기타와 피아노, 목소리로 달콤쌉쌀한 삶을 표현하는 여성 듀오 랄라스윗이 27일 정규 2집 앨범 ‘너의 세계’를 내놨다.
랄라스윗(멤버 김현아 박별)은 지난 2008년 대학가요제에서 ‘나의 낡은 오렌지나무’로 은상을 수상하며 가요계에 데뷔했다. 3년 뒤 2011년 11월 1집 ‘비터스윗(Bittersweet)’을 발표했고 이번 2집은 2년 4개월만의 작품이다. 빠르게 흘러가는 최근 가요계 경향으로 비춰볼 때 더딘 행보다.
“수상 이후부터 음악을 제대로 해 나갔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작은 공연장을 찾아 1년에 150번씩 노래하면서 현장에서 부딪혔어요. 그때는 무서웠어요. 인생에서 가장 바빴던 시간도 그 때였던 것 같아요. 이번 앨범은 차근히 준비한 결과예요. 비록 주변 사람들에겐 ‘곧 앨범 나온다’는 말로 거짓말쟁이가 됐지만 1집보다 좋아졌다는 평가를 듣고 싶어서….(웃음)”
이들은 “앨범 속엔 한 사람의 세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 담겼다”면서 “기타와 건반 위에 밴드 사운드를 구현해보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자전적 내용을 담고 있는 타이틀곡 ‘오월’과 함께 ‘컬러풀’ ‘반짝여줘’ ‘말하고 싶은 게 있어(spring ver.)’ 등 10곡이 담겼다. 보컬의 음색은 더 또렷해졌고 밴드 사운드를 가미해 음악이 전체적으로 풍성해진 듯하다. 타이틀곡 ‘오월’엔 수많은 5월을 돌이켜보면서 잘 지내고 있는지 자신의 삶에 되물어보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사랑과 이별 이야기가 많았던 지난 1집보다 가사의 폭이 확실히 넓어졌다.
“앨범을 준비하면서 일기장을 찾아봤어요. 그 때 만났던 사람들. 그 흔적들. 삶을 돌아봤다는 말이 부끄럽긴 하지만 곡을 그렇게 다듬어 나갔던 것 같아요.”(박별)
앨범 곳곳엔 랄라스윗의 손길이 묻어난다. 일단 앨범 재킷 사진부터 직접 찍었다. 에머랄드빛 바다를 배경으로 모래사장 위에 올려져 있는 행성본. 지난 겨울 회사 엠티 차 갔던 일본 오키나와에서 직접 촬영한 사진이다.
“첫 번째 트랙 ‘앞으로 앞으로’, 일곱 번째 트랙 ‘컬러풀’ 등은 저희 두 사람을 표현하려 해봤죠. ‘공감해주세요’라고 말하기보다 ‘나도 이랬어요’라고 말할 때 더 힘이 되는 것 같아요. 저희가 가진 큰 장점이자 도구인 것 같습니다.”
랄라스윗은 “블로그를 통해 비공개로 어려운 마음들을 나눠주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 분들이 2집을 들으시면서 개운해 하셨으면 한다”며 “여성분들에게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귀갓길에 생각나는, 마음이 허할 때 듣는 음악을 남기고 싶어요. 힘들 때 떠오르는 가수들이 있잖아요. 그 리스트에 저희 이름이 들었으면 해요.”(김현아)
“듣자마자 딱 느낌이 오는 것보다. 계속 들으면서 순간순간에 떠올려 주셨으면 좋겠어요. 들을 때마다 새로운 노래요.”(박별)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