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북한 외무성이 언급한 4차 핵실험 의도와 방식은?

[분석] 북한 외무성이 언급한 4차 핵실험 의도와 방식은?

기사승인 2014-03-30 23:35:00
[쿠키 정치] 북한은 30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4차 핵실험 가능성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위협 카드를 꺼냈다. 한반도 긴장 수위를 최대한 끌어올려 북핵 정국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북한이 외무성 성명을 낸 표면적인 이유는 최근 잇따른 미사일 발사를 규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구두 언론 성명이다. 북한은 성명에서 “미국이 저들의 전략적 이해관계로부터 유엔 안보리를 도용해 우리를 고립압살하려는 책동에 계속 매달리는 한 우리도 정당방위할 권리가 있으며 그렇게 할 준비도 다 돼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끝나는 다음 달 18일까지 북한의 잇단 위협은 계속될 전망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외무성 성명은 유엔 안보리 성명에 대한 항의 차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면에는 6자 회담 재개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은 최근 6자회담 재개 분위기 조성을 위해 중국 및 러시아와 잇단 접촉을 가지고 있다. 한·미·일도 지난 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비핵화를 위한 공조 차원에서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의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북한이 핵 문제를 먼저 꺼냄으로써 6자회담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이 독일에서 ‘드레스덴 선언’을 발표했음에도 한반도 정세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 대통령이 드레스덴 선언을 발표한 지 이틀 만에 핵실험까지 언급했다는 점에서다. 다만 북한이 성명에서 우리 정부에 대한 비난은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금강산 관광 재개 요구 등을 하면서 본격적인 관계 개선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편 북한이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을 언급함에 따라 기존의 플루토늄이 아닌 우라늄을 이용한 핵실험이나 수소폭탄 실험 등을 염두에 둔 표현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2010년 평안북도 영변에 있는 원심분리기 시설을 공개했다. 이 시설이면 1년에 고농축우라늄 40㎏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은 현재 고농축우라늄 40~80㎏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군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한·미 정보당국은 또 북한이 최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핵실험장에 핵실험 후 갱도 밖으로 새어 나오는 방사능을 측정하는 계측장비를 설치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군은 북한의 제4차 핵실험 준비가 거의 완료된 상태로 평가하고 있으며 북한 지도부의 정치적 결단만 남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모규엽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