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20·30대 젊은 층의 스펙 쌓기 열풍은 날이 갈수록 더해져 대학가를 휩쓸고 있지만, 정작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이러한 스펙들이 불필요하다고 여기는 것으로 설문조사결과 나타났다.
취업포털 사람인은 “기업 175개사를 대상으로 ‘귀사는 신입 지원자들이 취업을 위해 쌓는 스펙 중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습니까?’라고 질문한 결과, 81.1%가 ‘있다’라고 답했다”고 31일 밝혔다.
복수응답이 가능한 설문에서 불필요한 스펙 1위는 ‘석·박사 학위(44.4%)’로 조사됐다. 뒤이어 ‘국토순례 등 극기경험(40.8%)’, ‘회계사 등 고급 자격증'(32.4%)’, ‘한자 자격증(31.7%)’, ‘아르바이트 경험(31%)’, ‘창업 등 사업 경험(30.3%)’, ‘학벌(26.8%)’, ‘제2외국어 성적 및 능력(26.8%)’, ‘동아리 활동 경험(26.8%)’, ‘봉사활동 경험(22.5%)’ 순으로 나타났다.
해당 스펙이 불필요하다고 판단한 이유는 ‘직무와 무관한 스펙(88%)’이라는 점을 첫 번째로 꼽았다. ‘누구나 갖고 있는 획일화된 스펙(41.5%)’이라는 의견이 두 번째였고, ‘일정 점수에 도달하지 못한 스펙(23.2%)’, ‘기준을 과도하게 뛰어넘은 스펙(22.5%)’, ‘자격조건에 명시되지 않은 스펙(21.8%)’, ‘취득한 지 오래된 스펙’(20.4%) 등으로 대부분 스펙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불필요한 스펙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왔다. 응답자의 5명 중 1명(19%)은 오히려 감점 및 불이익을 줬다고 밝힌 것. 그 이유로는 ‘목표가 불명확한 것 같아서(59.3%)’ ‘높은 연봉 등 요구사항이 많을 것 같아서(40.7%)’, ‘실무 능력은 갖추지 못한 것 같아서(25.9%)’, ‘근성이 없을 것 같아서(18.5%)’ 등을 들었다. 실제 스펙이 기준을 초과해 탈락한 지원자가 있다는 응답도 85.2%에 달했다.
마지막으로 ‘불필요한 스펙이 왜 생기는가’라는 질문에는 ‘구직자들의 무분별한 스펙 쌓기(60%)’라고 가장 많이 답해 구직자의 탓으로 돌리고 있었다. 뒤이어 ‘스펙으로만 인정받는 사회풍토(53.1%)’, ‘제대로 된 취업준비 방법 교육의 부재(37.7%)’, ‘기업들의 모호한 평가 기준(36%)’순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설문조사에 대학생 및 예비직장인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스펙이 높아도 난리, 낮아도 난리. 어쩌란 말이야” “고급인력을 싼 가격에 노예처럼 부리고 싶은 기업의 속셈이 드러났네” “다 필요 없고 최고의 스펙은 인맥” “이것 믿고 스펙 쌓지 않다간 백수된다” 등의 날이 선 댓글을 달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