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멍구 기상국은 31일 이 지역의 3월 평균 강수량이 0.5㎜에 그쳤다고 밝혔다. 예년보다 무려 4.6㎜나 적은 수치다. 평균 기온은 영하 1.1도를 기록해 예년보다 2.2도나 높았다. 이 지역에서 운영되는 기상관측소 119개 중 90여 곳에서 가뭄이 관측됐다. 비는 오지 않는데 기온만 높은 고온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기상국 관계자는 “3월 네이멍구 대부분 지역의 강수량이 1㎜에도 못 미치는 심한 가뭄을 겪었다”며 “이는 3월 강수량으로는 53년 만에 가장 적은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기상 당국은 이번주 네이멍구 일대에 강수 예보가 있지만 양이 적고 동부 지역에 집중돼 가뭄을 해소하는 데는 별 도움이 안 될 것으로 내다봤다.
네이멍구에서 발생한 최악의 가뭄으로 국내에도 모래흙이 대거 몰려올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봄철 황사는 대부분 네이멍구가 있는 내몽골과 고비사막에서 비롯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황사는 발원지의 모래흙 상태와 그것을 국내로 몰고 오는 기류가 동시에 형성될 때 발생하는데 첫 번째 조건이 갖춰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한반도 방향으로 저기압이 지나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악의 황사가 몰려올 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고 설명했다.
민간 기상업체 케이웨더는 1~2일 쯤부터 내몽골 지역에서 저기압을 따라 국내에 황사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황사는 3일 밤 서해5도에 유입돼 4일 오전 쯤 서울 등 중부와 서해안 지방으로 퍼진 뒤 오후엔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케이웨더 측은 “이번 황사 먼지는 농도가 짙을 것으로 예상돼 황사 특보(경보·주의보)가 발효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에서는 2011년 5월 주의보가 내려진 이후 3년 가까이 한번도 특보가 발효된 적이 없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