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애플이 특허침해 2차 손해배상소송에서 삼성 측에 약 20억 달러(2조1000억원)를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2일(한국시간) 애플 측 변호인 해럴드 맥엘히니는 미국 캘리포니아북부 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지원에서 열린 재판의 모두진술에서 삼성의 특허 침해로 애플이 ‘잃어버린 이익’과 ‘합리적인 특허료’를 삼성이 배상해야 한다며 약 20억 달러를 배상하라고 주장했다.

맥엘히니는 “삼성전자가 이번 특허침해 재판의 대상이 된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3700만대 판매했다”고 말했다.

이어 애플 측 변호인 빌 리는 애플을 상대로 삼성이 자사 보유 특허 2건을 가지고 낸 반소(反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리는 “삼성이 주장하고 있는 특허 2건 모두 삼성이 개발한 것이 아니다”라며 “소송이 붙은 후에 삼성이 특허를 사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이 반소를 제기하면서 반소 청구 금액을 낮게 책정한 것은 배심원들이 특허의 가치를 과소평가하게 만들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며 “삼성 측이 해당 특허의 가치를 산정하는 전문가들에게 지급한 보수가 청구 금액보다 오히려 더 많았다”고 지적했다.

삼성 측은 애플의 요구가 과도하다고 맞서면서 스마트폰 하드웨어 분야에서 삼성이 선도적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 측은 지난번 재판에서 빌 프라이스를 내세웠던 것과 달리 존 퀸을 모두진술 변호인으로 내세웠다.

피고측 모두진술에서 퀸은 “20억 달러를 요구한 것은 엄청난 과장이며 여러분들(배심원들)의 지능에 대한 모욕”이라고 평가하며 “(애플이) 여러분들(배심원들)을 혼란시키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애플은 시장에서 잃어버린 것을 이 법정에서 여러분들을 통해 얻으려고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애플이 삼성에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을 뺏긴 것은 소비자의 선택에 따른 것인데도 애플이 소송을 통해 손해를 배상받으려고 시도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재판부는 삼성 측 모두진술이 진행되던 도중인 정오쯤 사전에 공지됐던 일정에 따라 휴정을 선언했다. 삼성 측 변호인단은 점심시간이 끝난 후 모두진술을 재개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오정훈 기자 oik416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