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즐거움으로 시작한 하이파이클럽, SIAS라는 운명 낳았죠”

[쿠키人터뷰] “즐거움으로 시작한 하이파이클럽, SIAS라는 운명 낳았죠”

기사승인 2014-04-03 09:05:00

서울국제오디오쇼(SIAS) 주최하는 한창원 하이파이클럽 대표

[쿠키 생활] “가전제품 중에서 오디오만큼 사용자의 취향이 강하게 작용하는 기계는 없어요. 90년대 후반 오디오 동호회장이었던 제가 하이파이클럽을 세운 것도 이 때문이죠.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오디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판매까지 겸임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만든 거예요. 최고급 음향기기를 뜻하는 하이파이(Hi-Fi)를 이름으로 사용한 건 어쩌면 당연한 거겠죠.”

한창원 하이파이클럽 대표는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오디오파일(AudioPhile)로 불린다. 오디오파일은 오디오 애호가를 지칭하는 단어. 이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하이엔드 오디오 커뮤니티 ‘하이파이클럽’대표기 앞서 그 역시 오디오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처음부터 오디오와 관련된 일을 한 건 아니다. 90년대 후반 대기업 프로그래머였던 그는 “당시 오디오를 매개체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만큼 즐거운 일이 없었다”며 “아예 오디오를 업으로 삼고 즐겁게 살아보자는 생각으로 퇴사를 한 후 하이파이클럽을 설립했다”고 회상했다.

즐거운 인생을 살기 위해 시작한 하이파이클럽은 어느덧 애호가들 사이에서 ‘오디오의 성지’로 일컬어질 만큼 성장했다. 현재 하이파이클럽은 하이엔드 오디오와 더불어 헤드폰·모바일기기의 리뷰와 판매, 공동구매 등을 담당하고 있다. 충성도가 높은 오디오파일들의 특성상 국내 대부분의 오디오 수입사와 제작사가 이곳을 거쳐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이파이클럽이 ‘서울국제오디오쇼(SIAS)’를 주최하는 것도 이런 상징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오디오박람회의 개최가 3년 전쯤 불투명해지자 몇몇 수입업체에서 그런 말을 하더군요. ‘우리나라 대표 오디오 사이트인 하이파이클럽이 박람회를 주최해야 하지 않겠냐’고요. 제가 아는 업체 모두가 ‘하이파이클럽이 주최하면 참가하겠다’는 반응을 보였죠. 코엑스와 계약을 맺은 후 3일만에 37개 부스가 매진됐어요. 전화만으로 입점을 마감하는 운명적인 일이었죠. 올해에는 80여곳의 업체가 입점을 해요. 이 정도면 국내 오디오 업체의 99%에 이르는 수준이에요. 상징적인 수치인거죠.”

박람회 규모가 커진 만큼 이에 대한 책임감도 커졌다. 먼저 한 대표는 행사 공간을 코엑스에서 앰배서더로 옮겼다. 코엑스 내 콘퍼런스룸에서는 입점 업체를 수용하기 어려워졌을 뿐더러 하이엔드 오디오는 16~33㎡의 규모에서 최상의 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정집과 유사한 크기의 호텔 룸이 제품을 전시하는 데 가장 적합한 장소인 셈이다. 또한 개최장소를 변경한 만큼 기업 간 비즈니스 증대와 국내 제조사 홍보 활성화에 거는 기대도 크다. 그는 “업체 입장으로서는 홍보를 위해 출품한 제품이 판매로까지 이어지는 게 최고의 결과”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오디오 제조사의 기술력은 세계적인 수준이에요. 반면 국내에서는 이런 장인들이 평가절하되는 경향이 있어요. 이런 분들을 위해 중국을 비롯한 해외 바이어들을 초청할 생각이에요. 아직은 시험단계지만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우리나라 오디오가 세계화될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야죠. 지난 4년이 내실을 다지는 시기였다면 내년부터는 국제적인 오디오쇼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거예요. 그러다보면 B2B는 자연스럽게 따라오겠죠. 아직까지는 일반 소비자가 주된 타깃층이지만요.”

SIAS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오디오 박람회임은 분명하지만 아직까지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같은 세계적 수준의 오디오 박람회라고 보기엔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한 대표는 SIAS가 우리나라를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오디오쇼로 성장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그는 SIAS의 발전 동력을 ‘관람객’에서 찾고 있다. 해외 여타 유명 박람회에서 찾아보기 힘든 분위기와 관람객이 이곳에서는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전형적인 B2B 박람회인 CES는 일반 관람객을 찾기 힘들어요. 동경오디오쇼는 초(超) 하이엔드 오디오만을 취급하죠. 반면 SIAS 평균 연령대는 30~40대로 굉장히 젊어요. 동경만하더라도 70~80대 남성들이 주 방문객이거든요. 박람회 성격도 B2C를 지향하다보니 여성이나 가족 단위의 관람객에 자주 찾아요.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죠. SIAS를 국제적인 문화 행사로 키워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이 때문이에요.”

한 대표는 “예전부터 누리꾼들과 소통해 온 하이파이클럽이 주최하는 만큼 여성과 가족들도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는 박람회가 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에서 볼 수 없는 SIAS만의 성격을 ‘세대공감’이라는 단어로 압축했다. 중년 남성 그리고 특정 애호가에게만 그 인기가 국한됐던 하이엔드 오디오를 대중에게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하이엔드 오디오의 따뜻하고 감성적인 음악을 전달하는 박람회를 만드는 게 그의 목표다.

한 대표는 “예전부터 누리꾼들과 소통해온 하이파이클럽이 주최하는 행사인 만큼 여성과 가족들도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행사로 자리 잡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에서는 볼 수 없는 SIAS만의 분위기를 가리켜 ‘세대공감’이라는 한 단어로 압축했다. 중년 남성 그리고 특정 애호가들에게만 그 인기가 국한됐던 하이엔드 오디오를 남녀노소 모두에게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특히 이를 경험할 기회가 적은 젊은이들에게 하이엔드 오디오를 접할 기회를 제공하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

“30~40대 우리 연령대만 하더라도 한때 하이엔드 오디오에 빠졌던 사람들이 꽤 많아요. 지금은 젊은이들이 이런 음향기기를 만나기 힘든 시대가 됐죠. 경험할 공간도, 시간도 부족하잖아요. 저는 SIAS를 통해 젊은이들에게 하이엔드 오디오의 매력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요. MP3 플레이어로는 느끼지 못하는 감성을 선물하고 싶은 거죠. 동시에 중년층에게는 헤드폰이나 모바일기기 같은 제품을 소개할 거예요. 서로 접할 기회가 없었던 제품을 소개한다는 점에서 SIAS는 세대공감의 장이 될 수 있어요. 원대하고 큰 목표이긴 하지만 분명 필요한 일이니까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민우 기자 smw@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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