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예년보다 높은 기온에 일찍 만개한 벚꽃이 꽃샘추위로 빨리 지면서 여의도 벚꽃 축제(봄꽃축제)도 6일을 정점으로 막을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6일 예보에서 예년보다 일찍 핀 벚꽃이 이날을 절정으로 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의 벚꽃은 지난달 28일 오후 개화하기 시작했다. 작년보다 18일 빠르고 평년보다는 13일 빠르게 피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2~3월의 기온에 큰 영상을 받는 벚꽃 개화 시기가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높은 기온에 4~6일 앞당겨졌다. 낙화 시기도 최근 갑자기 떨어진 기온 때문에 예년보다 일찍 찾아왔다.

여의도 벚꽃축제를 주관하는 영등포구도 이달 13∼20일 예정됐던 봄꽃축제 일정을 3∼13일로 1주일 이상 앞당겼다. 구는 그러나 벚꽃 만개 예상 시점에 추위가 찾아오면서 축제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됐다.

서울은 지난 3일 상층에서 찬 공기가 내려옴에 따라 강한 바람과 함께 체감온도가 떨어졌다. 3∼5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12~14도까지 내려갔다. 북쪽을 지나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빗방울도 떨어졌다.

기상청 관계자는 “보통 이맘때는 따뜻한 공기와 차가운 공기가 한 번씩 지배하는 날씨를 보인다”며 “올해는 따뜻한 공기가 먼저 지배했다가 물러나고 차가운 공기가 한 번에 내려오면서 기온 변동 폭이 커 반짝 추위가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여의도 벚꽃축제가 시작되고 첫 주말인 5일 여의도 여의서로와 한강시민공원 일대는 바람 부는 쌀쌀한 날씨 속에 드문드문 빗방울까지 떨어졌다. 추위와 비바람에 윤중로 벚꽃은 절정을 지나 꽃잎이 지기 시작했다.

궂은 날씨에도 옷을 껴입고 여의도를 찾은 시민들도 추위에 오랫동안 벚꽃을 감상하지 못했다. 기온이 떨어진 4일 오후 꽃을 보러 온 시민들은 두꺼운 패딩점퍼 차림에 담요까지 두르고 야간 꽃놀이를 즐겼다.

구청 측에 따르면 5일 하루 축제 현장을 찾은 방문객은 107만6000여명으로 집계됐다. 계획상 예상했던 120만 명보다 12만4000명이 적게 다녀갔다.

오히려 벚꽃축제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윤중로를 찾은 시민이 200만명에 달했다. 구청 측은 벚꽃 절정 마지막 날인 6일 하루 100만명이 더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에 따르면 6일은 바람이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가 낮겠지만 날씨가 맑아 꽃놀이에는 전날보다 나을 것으로 예상했다.

구청 관계자는 “날씨가 춥고 꽃이 많이 떨어져 전체적으로 보면 방문객이 예년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래도 오늘은 만개한 벚꽃을 즐길 수 있는 마지막 날이니 방문객이 꽤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벚꽃이 지는 추이를 봐서 애초 이달 13일이었던 행사 폐막 날짜를 앞당길 수도 있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오정훈 기자 oik416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