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수리업체도 못 믿겠네… 멀쩡한 PC에 악성 프로그램 심은 업체 ‘덜미’

PC수리업체도 못 믿겠네… 멀쩡한 PC에 악성 프로그램 심은 업체 ‘덜미’

기사승인 2014-04-08 16:00:01
[쿠키 사회] 수리를 의뢰한 고객의 PC에 악성 프로그램을 깔아 고장이 나게 하는 수법으로 부당한 수익을 챙긴 PC수리업체가 덜미를 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8일 고객이 수리를 맡긴 PC에 몰래 부팅 방해프로그램을 깔아 놓는 방법으로 부당한 복구비용 등을 챙긴 혐의(사기 등)로 PC수리업체 전 대표 이모(31)씨 등 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업체의 현 대표 정모(34)씨와 콜센터 직원, AS 외근기사 등 6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고객 1만300명으로부터 21억58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경기도 성남시에 ‘OO119’라는 PC 전문 수리업체를 운영하면서 조직적인 범행을 했다. 이씨 등 전·현직 대표가 AS 팀장에게 지시를 내리면 팀장이 수리 기사들에게 부팅 방해 프로그램을 조작하는 방법을 교육하는 방식이었다. 이들 일당은 의심하는 고객들에게 “바이러스가 많아 복구가 힘들 것 같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등의 말로 변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에 사용된 부팅 방해프로그램은 ‘MBR(Master Boot Record) 위저드’로 드라이브를 삭제하거나 숨겨 컴퓨터가 부팅 될 수 없게 하는 악성프로그램이다. 이들은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수리 맡긴 PC가 부팅 못하게 만들고 고객으로부터 데이터 복구비용으로 최대 660만원까지 뜯어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일당 중에는 부품을 교체하지 않고도 부품비를 허위로 청구하거나 부품단자를 송곳으로 찍어 손상한 뒤 부품비를 청구하는 수법으로 월 1300만원을 챙긴 고수익자도 있었다.

이들이 운영하는 수리업체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파워링크 1∼2위를 다투고 지난해 매출 50억원, 광고비용 월 1억7000만원에 이르는 등 업계에서 인지도가 높은 편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컴퓨터 수리 시 부품 이름과 가격 등 사전정보를 숙지하고 여러 업체에 문의하는 것이 좋다”며 “동종업계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동필 기자 mymedia09@kmib.co.kr
김동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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