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마르코 리카솔리 “좋은 와인은 자연과 가장 가까운 것”

[쿠키人터뷰] 마르코 리카솔리 “좋은 와인은 자연과 가장 가까운 것”

기사승인 2014-04-09 09:22:00

1000년 역사 리카솔리 와이너리의 전통을 잇는 '몬테그로시'의 마르코 리카솔리 회장

[쿠키 생활] 1000년이 넘는 역사로 유명한 리카솔리 가문의 로카 디 몬테그로시 와이너리는 세계적 와인 비평가 로버트 파커가 직접 방문해 평가하는 몇 안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자연을 우선으로 고려한 와이너리 경영 철학이 많은 소비자의 사랑을 받고, 이탈리아 와인업계의 큰 흐름을 만들고 있음을 의미한다. 하얏트 리젠시 인천의 와인 메이커스 디너 참석차 방한한 마르코 리카솔리 회장을 만나 몬테그로시 와이너리의 경쟁력과 최고 와인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들어봤다.


-로카 디 몬테그로시 와이너리의 소개를 부탁한다.

△와인 제조는 1400년 된 가업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 중 하나로 보면 된다. 처음엔 형제들과 함께 운영하다 단순한 수익보다 가문의 전통을 잇고 자연에 중점을 둔 나만의 와이너리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94년에 독립했다. 벌써 20년이 지났다. 규모로 보면 20만㎡ 정도고 그 중 20%는 올리브를 기른다. 연간 80만병 정도를 생산하고 있고 매출로 따지면 180만달러 정도다. 많은 양을 만들기보다 최상의 품질을 유지하는 것을 중시한다.

-몬테그로시 와이너리의 강점은.

△가장 큰 장점은 자연이다. 떼루아(terroir, 포도가 자라는 데 영향을 주는 환경요소)가 좋다. 기후, 배수, 토질 모두 이상적인 곳이다. 농장 전반적으로 동일한 토질을 유지하고 있어 같은 맛을 낼 수 있다. 많은 와이너리가 수량의 부족이나 비용의 이유로 다른 농장에서 생산한 포도를 구매하지만 우린 직접 재배한 포도만을 사용한다. 동일한 품종과 품질을 가지고 있어야 최상의 와인을 만들 수 있다. 유기농으로 제배하는 것도 최상의 토질에서 최고 품질의 포도를 수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조기술도 중요하지만 자연, 그 다음이다.

- 유기농으로 재배한다고 들었다.

△본격적으로 유기농 시스템을 갖춘 건 96년부터다. 어떤 종류의 화학적 살충, 살균제도 전혀 쓰지 않고 수돗물 대신 빗물을 모아서 사용하고 비료 대신 퇴비를 이용한다. 와이너리 운영에 필요한 에너지도 태양열을 충전해 사용한다. 번거롭고 효율이 떨어질지 모르지만 우리 와이너리는 자연을 존중하고 자연과 어울림에 초점을 두고 운영된다. 큰 피해가 오기 전에 예방을 하면 화학적 의존 없이도 해충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 어려울 것 같지만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깨끗하게 관리된 밭에서는 해충의 천적이 존재하는 법이다. 인위적 조정이 아닌 자연적, 친환경적 조정이 충분히 가능하다.

우리는 이탈리아 유기농 인증기관인 ICEA의 인증을 받았다. 4년 마다 인증을 받는 데 토양, 포도, 포도 잎 등 모든 샘플을 가져가 매우 엄격히 검사한다. 로버트 파커가 우리 와인을 직접 테스팅하고 좋은 평가를 하는 것도 친환경적 요소와 최상의 품질에 있다.

-생산되는 와인의 종류와 수출지역은.

△많지는 않다. 3개의 레드와인, 1개의 로제와인, 1개 화이트와인과 추가적으로 올리브오일을 생산한다. 수출은 거의 모든 유럽 지역과 미주 지역으로 한다. 중국과 한국,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까지 50여개국 정도가 된다. 숫자적으로 봐서는 큰 규모가 아니지만 계속 성장해 가고 있다. 내수로는 18%정도 소비된다.

-올리브 농장을 같이 운영하는 이유는.

△지역적 전통이다. 올리브를 제배하기 가장 뛰어난 지역이다. 모든 조건이 완벽해 포도만큼이나 올리브를 많이 재배하는 곳이다. 전통인데다 개인적으로도 올리브를 매우 좋아한다. 이렇게 비즈니스로 나와 있게 되면 가족만큼 그립고 생각나는 게 올리브다. 생산량과 매출액만 놓고 보면 핵심적인 사업은 아니지만 고객들에게 최고의 제품을 제공하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이탈리아 최고급 레스토랑에서만 사용된다. 한국에도 소량으로 수입되고 있다.


-아시아 와인 시장에 대한 전망은.

△아시아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시장이라 흥미 있고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한 곳이다. 매년 비즈니스 트립을 나올 때마다 아시아 시장의 변화에 놀라곤 한다. 그 중에서도 중국을 가장 다이나믹한 시장으로 보고 있고 관심이 많이 간다. 아시아 국가마다 조금씩 소비자 특성도 차이가 있다. 중국은 브랜드와 가격에 많이 집중하는 것 같다. 한국과 일본 시장은 소비자의 와인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생각한다. 한국에 올 때마다 고객들의 호응이 뜨거워 기분이 좋다. 자주 방문하려고 한다.

-좋은 와인을 선택하는 방법은.

△좋은 와인은 자연, 즉 떼루아에 달려 있다. 어디서 생산됐는지 지역적 이해가 가장 중요하다. 그 다음에 본인의 와인 스타일을 고려해 고르면 된다. 소비자가 모든 정보를 다 알 수는 없으니 쉬운 선택은 아닐 것이다. 와인을 새로운 맛과 향을 발견하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주변 지인의 도움을 받아 시작하면 된다. 그도 불안하면 우리 로카 디 몬테그로시의 와인을 선택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절대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진환 기자 goldenbat@kukimedia.co.kr
김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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