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딸 학대… 친부 방관… 범행 부인… 칠곡 계모, 울산 계모와 닮았다

의붓딸 학대… 친부 방관… 범행 부인… 칠곡 계모, 울산 계모와 닮았다

기사승인 2014-04-10 07:32:00
[쿠키 사회] 의붓딸을 폭행해 숨지게 한 경북 칠곡 계모사건은 지난해 발생한 울산 계모사건과 유사한 점이 많다. 하지만 검찰은 각각 다른 법적용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두 사건 모두 계모의 학대로 의붓딸이 사망했다. 희생된 의붓딸 나이도 둘 다 여덟 살이었다.

칠곡 계모 임모(35)씨는 지난해 8월 의붓딸 A양을 때리고 발로 마구 밟아 장 파열로 사망하게 했다.

울산 계모 박모(40)씨는 지난해 10월 소풍을 가고 싶다는 의붓딸을 마구 폭행해 갈비뼈 16개가 부러졌고 부러진 갈비뼈가 폐를 찔러 결국 숨지게 했다.

두 계모는 의붓딸을 폭행해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었지만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하지 않았고 결국 방치한 끝에 사망에 이르게 했다. 계모가 지속적으로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점까지도 닮았다. 칠곡 계모는 자신의 형량을 낮추기 위해 반성문을 20건이나 제출했다.

하지만 검찰은 울산 계모에겐 살인혐의로 사형을 구형한 반면 칠곡 계모에겐 상해치사혐의를 적용해 징역 20년을 구형해 논란이 되고 있다.

두 사건에 대한 선고공판이 같은 날(11일) 대구지법과 울산지법에서 열려 두 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 주목된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A양이 폭행당한 뒤 장간막(腸間膜·창자와 창자 사이에 있는 얇은 막) 파열에 따른 복막염이 생겼고 복막염이 악화돼 소장에 구멍이 생겨 이틀 뒤에 숨진 만큼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한 것은 적절했다”고 밝혔다. 울산지검 관계자는 “살인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며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과 엄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 사건 희생자의 친모가 계모를 사형에 처해 달라고 호소하는 것도 공통점이다.

두 계모가 거짓말을 하거나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 것도 비슷하다.

임씨는 상습 폭행을 일삼았음에도 담임교사에겐 ‘계단에서 굴렀다’고, 경찰에선 ‘언니가 폭행했다’고, 상담사에겐 ‘계모라서 억울하다’고 둘러댔다. 박씨도 의붓딸의 상처에 대해 넘어져서 다쳤다고 거짓말을 일삼곤 했다.

친부들이 계모의 폭행과 학대를 방관한 것도 똑같다. 주변에서는 친부들이 계모를 두둔하기에 급급했다고 전하고 있다.

교사들이 관계기관에 신고를 했지만 유야무야 넘어간 것도 공통점이다.

울산의 경우 아이가 포항에서 유치원에 다닐 때 유치원 교사가 아동보호기관에 신고했지만 이 기관은 엄마가 계모인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반성문 한 장 받는 것으로 끝냈다. 아이가 울산으로 이사 간 후에는 그쪽 보호기관에 알려주지도 않았다.

이번 칠곡 사건도 담임교사가 보건복지부 아동학대 의심신고센터 등에 신고를 했지만 명확한 기준이 없어 격리 절차가 어렵다는 답변만 들었다.

대구=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전재우 기자
jskimkb@kmib.co.kr
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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