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긴박한 구조현장… 1시간20분만에 90% 침몰, 생존자 얼마나될까

[진도 여객선 침몰]긴박한 구조현장… 1시간20분만에 90% 침몰, 생존자 얼마나될까

기사승인 2014-04-16 16:41:00
16일 오전 8시58분쯤 여객선 침몰사고를 접수한 목포해경은 오전 9시 경비함 비상소집이 하달됐다. 오전 9시30분쯤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소속 B-511호 헬기를 급파해 공포에 질린 승객 18명을 첫 구조했다. 선체기울기는 60도로 접근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사태가 심각한 상황을 감안해 해경은 오전 9시15분쯤 진도군청에도 협조를 구했다. 이어 9시16분쯤 인근에 항해 중인 선박 3척에도 구조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경비함 123정은 오전 9시50분쯤 승객 79명을 구조했다. 구조하는 과정에서 일부 승객은 가족들과 통화하다 휴대전화를 바다에 떨어뜨리기도 했다. 오전 10시10분쯤 경비함 123정은 구조한 승객 79명을 완도군청 행정선에 인계했다.

오전 10시20분쯤 선체는 90% 이상 침몰상태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각종 장비가 총동원됐지만 망망대해에서 침몰된 여객선에서 생존자를 구하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해군 3함대는 유도탄 고속함과 고속정 23척을 현장에 급파했다. 대형구난함 기능을 갖춘 독도함, 청해진함, 평택함도 현장으로 향하고 있으나 17일 새벽에야 도착할 예정이다. 현재 유속이 빠르고 물속 시정이 좋지 않아 구조작업 난항이 예상된다. 군당국은 백령도에서 발생한 천안함 때의 구조경험을 활용해 생존자 구조에 나설 예정이다.

미 해군 7함대도 상륙 강습함정과 헬기를 지원한다. 한반도 서해상에서 정기적 경계 임무를 수행하던 미 해군 상륙강습함정 본험리차드함이 현재 여객선 침몰 현장으로 향하고 있다. 국방부는 재난대책본부를 구성해 육·해·공군 등 가용한 전력을 총동원해 수색 및 구조작전을 지원하고 있다. 육·해·공군은 항공기 8대를 급파했다. 군당국은 수중 탐색 및 구조를 위해 해난구조대원 40여명을 헬기로 보냈다. 독도함이 17일 오전 3시 도착하는대로 현지 구조작전을 지휘한다.

특전사 신속대응부대(잠수 가능) 150여명 현장 도착했다. 개인 산소통 가지고 갔지만 수중에서 볼 수 있는 가시거리가 20㎝밖에 안돼 천안함 때처럼 생명줄을 설치해야 목숨을 걸고 구조작업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사고순간 배가 순식간에 기울고 물이 차올라 구조에 어려움이 컸다. 인솔교사들이 문을 연 일부 칸을 제외하면 물이 차오른 상황에서 격실의 문을 여는 것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일부 교사들은 제자들을 살리고 자신은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수온 12도의 차가운 바다에서 저체온증으로 인해 승객들이 2시간 이상 생존한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며 “오후 7시12분쯤 썰물때여서 이 시간이 지나면 생존자를 구조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지기상은 북서풍에 시속 4~6m, 파고 1m, 시정 2해리로 흐린 상태이다.

여객선은 출항시 구명조끼를 확인하고 출항허가를 했으나 침몰당시 우왕좌왕하면서 구명조끼를 입지 못한 채 물이 차올라 무방비로 노출됐다. 인근 해상의 상선 2척과 어선 8척도 구조에 동원됐다.

안산단원고 2학년 학생은 “선생님이 열어준 문으로 밖으로 나와 보니 여객선이 기울어져 있어 1층 높이가 된 상태에서 바다로 뛰어들어 인근 배에 구조됐다”고 말했다.

김정근(61·인천 을왕동)씨는 “배가 기울어지자 한쪽 구석에 비치된 구명조끼를 입기가 매우 곤란했으며 친구 1명과 함께 간신히 빠져나왔다”면서 “구조과정에서 배와 가슴부분에 타박상을 입어 움직이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쾅’하는 충돌음이 들린 직후 침수가 시작되자 승무원들은 “제 자리에 앉아 움직이지 말라”며 승객들을 안심시켰다. 하지만 바닷물이 선체 안으로 밀려들자 당황한 승객들은 황급히 비좁은 선실을 빠져나와야 했다. 일각에서는 충돌음과 동시에 구명조끼를 나눠주고 구명보트를 띄우는 등 승선자 구조에 나섰다면 더 많은 인명을 구할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정창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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