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선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7선인 정몽준 의원의 회의 참석을 공개적으로 문제삼은 뒤 2주 연속 열리지 않고 있어 뒷말이 나온다.
새누리당의 한 최고위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황우여 대표가 오전 11시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하게 돼 회의가 취소된 걸로 안다”고 말했다. 민현주 대변인도 “지난 9일엔 황 대표가 지역구(인천 연수) 일정이 있었고, 16일은 토론회 준비로 회의를 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식 일정에 포함되지 않은 지역구 행사와 이미 예정돼 있던 토론회 준비 때문에 회의 자체가 취소된 건 궁색하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친박(친박근혜) 주류가 미는 후보로 알려진 김 전 총리의 언급이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당 지도부가 비박이자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정 의원의 ‘소신 발언’을 부담스러워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김 전 총리 측은 지난 7일 “당내 경선에 나선 분이 당의 최고의사기구 회의에 참석해 자신과 관련이 있는 문제에 대해 발언하는 것은 공정한 경선 분위기를 해치는 적절치 못한 언행”이라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정 의원이 지난 2일 회의에서 “지방선거에 출마한 모든 후보들의 경선 비용을 검토해 달라”고 당에 요청한 점을 꼬집은 것이다.
이와 관련 또 다른 최고위원은 “김 전 총리의 발언을 의식했다면 정 의원에게 경선 때까지 회의에 나오지 말라고 양해를 구하면 될 일이지 회의를 안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정 의원 측은 “석연치 않은 이유로 2주 연속 취소된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새누리당 당헌당규에는 당내 선거에 출마한 중진 의원의 회의 참석 여부를 규정한 조항은 없다. 반면 이혜훈 최고위원은 지난 2월 24일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후 당무가 정지돼 최고위원회의 등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