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錄] “아들 사랑 대단하네…” 중견가전업체들의 불편한 주식거래

[쿠키錄] “아들 사랑 대단하네…” 중견가전업체들의 불편한 주식거래

기사승인 2014-04-18 15:04:00

[쿠키 생활] 중견가전업체들의 주식거래와 관련된 부도덕적 행위에 대한 여론의 시선이 따갑다. 일각에서는 “오너 아버지의 내리사랑이 감동스럽다”는 비아냥거림까지 나오고 있다.

중견가전기업들의 주요 주식거래 관련 부도덕 행위는 배당독식과 편법승계로 압축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소위 재벌로 불리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세간의 시선과 규제가 몰리는 이들 업체와 달리 중견기업들이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유사 방식을 악용한 데 국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윤희종 위닉스 회장, 아들 소유 비상장사 이용해 배당금 독식

위닉스는 제습기 시장의 눈부신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2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자사 주주들에게 총 12억7000만원을 지급했고 40% 지분을 소유한 윤 대표도 약 7억1000만원을 수령했다. 하지만 실제 윤 대표 일가는 이보다 10배 많은 80억원을 배당금으로 더 챙겼다.

이러한 거금을 챙길 수 있는 이유는 위니맥스에 있다. 위니맥스는 위닉스의 제품판매와 사후관리를 전담하는 비상장사로 윤 대표의 아들 윤철민 사장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개인회사다. 위닉스의 제품량이 늘어나면 이를 판매하는 위니맥스의 매출 역시 덩달아 증가하게 된다.

18일 주주운동 컨설팅업체 네비스탁은 “위니맥스가 연간 순이익 76억원보다 높은 80억원을 현금 배당하고 이를 위닉스 오너 일가에 모두 넘겼다”고 주장했다. 비상장사의 배당금을 소수 주주가 가져가는 기존 형식대로 회사 전 지분을 소유한 윤 사장이 이를 모두 수령한 것이다.

위닉스가 판매를 병행하거나 유통업체와의 계약으로 제품을 공급했다면 판매매출까지 올릴 수 있었음에도 위니맥스가 이를 나눠가져갔고 결국 위닉스 주주들이 받을 수 있는 배당금을 모두 윤씨 일가가 차지한 셈이다.

위닉스 관계자는 “위니맥스의 배당금 분배는 합법적으로 이뤄진 절차”라며 “회계서류를 조작하지 않았고 감사보고까지 마친 상태”라고 해명했다.

◇구자신 쿠쿠전자 회장, 편법으로 아들 경영권 승계

쿠쿠홈시스는 2012년 쿠쿠전자와의 합병 전까지 쿠쿠전자 제품을 판매하는 역할을 맡았다. 쿠쿠홈시스 지분은 구 회장의 장남 구본학 현 쿠쿠전자 대표와 차남 구본진 씨가 각각 53%, 47%를 소유했다. 실제 구 회장 일가의 소유지분율이 100%인 셈이다.

쿠쿠전자의 일감 몰아주기를 바탕으로 쿠쿠홈시스의 매출은 2000년 700억원대에서 2011년 3700억원 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늘어난 매출을 이용해 쿠쿠홈시스는 쿠쿠전자의 지분율을 2000년 27.9%에서 2011년 44.86%로 높였다.

2012년 12월 쿠쿠홈시스의 합병 이후 쿠쿠전자 지분율은 구 대표가 33.1%, 구 씨가 29.36%를 확보한 반면 구 회장은 9.32%로 감소했다. 이를 통해 쿠쿠전자의 최대주주 자리는 구 대표로 넘어갔다. 대기업에서 사용하는 전형적 편법승계가 이뤄진 것이다.

네비스탁 관계자는 “이러한 주식부정거래로 인한 최대 피해자는 해당 업체의 주주들”이라며 “경영자들은 자신들의 잇속이 아니라 전체 주주의 권익을 위한 투명한 경영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주주들 역시 스스로의 소중한 권리와 이익을 지키기 위해 두 눈 부릅뜨고 경영자를 감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민우 기자 smw@kukimedia.co.kr
신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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