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는 고인의 지갑에서 발견됐다. 손으로 쓴 유서엔 “200명의 생사를 알 수 없는데 혼자 살기에는 힘에 벅차다. 나에게 모든 책임을 지워달라. 내가 수학여행을 추진했다. 내 몸뚱이를 불살라 침몰 지역에 뿌려 달라. 시신을 찾지 못하는 녀석들과 함께 저승에서도 선생을 할까”라는 문구가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세월호 침몰 과정에서 구조된 뒤 심한 자책감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강 교감은 지난 16일 헬기로 구조돼 인근 섬으로 옮겨졌다.
고인은 공주대 사범대 학군사관후보생(ROTC) 출신으로 윤리과목을 가르쳤다. 1987년 교사로 임용된 뒤 지난 2년 전 교감으로 승진했으며, 인근 고교에 근무하다가 올해 3월 단원고에 부임했다. 부인과의 사이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그는 지난 17일 옷가지를 챙겨 진도로 내려온 부인과 딸을 상대로 “왜 내려 왔냐”며 화를 냈다고 한다. 고인은 이날 오후 10시쯤 한 학부모에게서 “뭐 하러 여기 있느냐”는 항의를 받은 뒤 “면목이 없다. 죄송하다”는 말을 남기고 자취를 감췄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