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북소리와 깃발, 함성도 없었다”…프로축구 세월호 애도

[진도 여객선 침몰] “북소리와 깃발, 함성도 없었다”…프로축구 세월호 애도

기사승인 2014-04-20 14:52:01

[쿠키 스포츠] 축구경기장에 응원가와 북소리, 화려한 깃발도 등장하지 않았다. 그 자리에는 세월호 실종자의 생환과 사망자를 기리는 배너가 걸렸다. 감독과 선수, 관객들도 세월호 침몰사고를 슬퍼했다.

FC서울 최용수 감독은 20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K리그 클래식 9라운드 홈경기에서 검은 넥타이를 착용했다.

최 감독은 그간 항상 붉은색 바탕에 남색 사선이 새겨진 넥타이를 경기 때 착용했다. 이 넥타이는 2012년 K리그 우승과 지난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이뤘을 때 착용한 것이다. 최 감독은 넥타이를 ‘행운의 넥타이’라고 부르며 경기 때 마다 착용해왔다.

최 감독은 “이런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부적처럼 지니던 넥타이를 벗어 던진 배경을 밝혔다. 이어 “선수들도 모두가 슬퍼하고 있다”고 선수단의 분위기를 전했다.

포항 황선홍 감독은 골을 넣더라도 지나친 세리머니를 자제할 것을 선수들에게 지시했다.

황 감독은 “마음이 무척 무겁고 안타깝다”며 “밝은 분위기로 경기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프로축구연맹도 K리그 클래식(1부), 챌린지(2부)의 경기에 나서는 각 구단에 과도한 응원을 자제하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서울과 포항의 경기에서는 평소에 이뤄지던 공식 응원이 일절 진행되지 않았고 서포터스들은 북을 치지 않았고 깃발을 흔들지도 않았다.

서울 구단의 서포터스는 ‘우리는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도합니다’라고 새겨진 배너를 응원석에 걸었다.

포항 응원단은 ‘힘내세요. 반드시 돌아올 것입니다. 기적은 그대들을 위해 당연합니다’라고 적은 배너를 펼쳤다.

사고 피해자가 속출한 단원고가 있는 안산을 연고지로 하는 경찰청은 이날 열릴 예정이던 챌린지 홈 경기를 연기했다.

해외 프로축구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도 경기장에서 애도 메시지를 전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카디프시티에서 활약하는 김보경은 팔에 검은 완장을 차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경기를 중계하는 영국 방송사는 애도의 의미를 담아 김보경의 팔에 감긴 완장을 특별히 조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오정훈 기자 oik4169@kmib.co.kr
오정훈 기자
oik4169@kmib.co.kr
오정훈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